한국 선수단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역대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5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섰다. 펜싱 등 선진국형 종목에서도 메달이 쏟아지면서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성장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육상 등 기초종목에서는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어 아쉬움을 남겼다.
임원 129명과 선수 245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에 오르며 애초 목표했던 ‘금메달 10개, 종합 10위’ 목표를 가볍게 초과 달성했다. 금메달 수는 역대 최다였던 2008 베이징 올림픽 때와 같다. 종합 순위는 안방에서 열린 1988 서울 올림픽(4위) 이후 가장 높고, 원정 올림픽 중에서는 기존 최고성적인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 때의 7위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선진국형 종목으로 불리는 펜싱과 사격에서 11개의 메달을 따내며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펜싱은 대회 초반 ‘에이스’ 남현희가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밑천을 다 드러낸 듯했다.
하지만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신아람의 ‘멈춘 1초’ 사건이 터지면서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했다.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최병철이 동메달로 물꼬를 텄고,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정진선이 동메달을 보탰다.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지연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펜싱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여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이 뒤따랐다.
사격에서는 진종오가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어 남자 50m 권총에서도 우승하며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하계올림픽에서 같은 종목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진종오가 처음이다. 또 김장미가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추가했고, 최영래와 김종현이 각각 남자 50m 권총과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효자종목’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양궁(금3 동1)과 유도(금2 동1), 레슬링(금1)은 기대에 부응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역도(노메달)와 배드민턴(동1), 태권도는 예상 밖 부진으로 효자종목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은 여전히 세계 수준과 격차가 커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과제만 재확인했다. 육상에서는 예선을 따로 치르지 않는 마라톤과 경보를 빼면 결선 진출자가 한 명도 없었고, 수영에서는 박태환(은2) 외에는 모두 결선에도 오르지 못해 전망이 어둡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 금메달 302개 가운데 30.8%인 93개가 육상(47개)과 수영(46)에 걸렸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