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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불혹의 왕고참 "체력은 누구보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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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17년차 성남 김한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령인 김한윤(성남 일화·사진)은 17년째 프로무대에서 뛰고 있다. 그는 우리 나이로 40살이지만 체력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 팀내 포지션도 활동량이 많은 중앙 미드필더다. 더구나 그는 안익수 성남 감독이 ‘질식수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수비할 때는 ‘5백’으로 가담해야 한다. 활동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의 한 경기 활동거리는 12㎞ 정도나 된다.

김한윤은 국내 프로축구 역대 최고령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팀내 신인 황의조와는 무려 18살 차이가 난다. 그래서 성남 선수들은 그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 또한 이 별명을 마음에 들어한다. 프로축구 최고령 기록(39세 9개월 8일)은 2011년 11월 포항 스틸러스에서 은퇴한 김기동이 갖고 있다. 내년 4월 말까지 뛸 경우 기록을 새로 쓰게 될 김한윤은 “솔직히 말해 기록 경신은 안중에도 없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돼 후배들이 한걸음 더 뛰어야 하는 등 자칫 폐가 된다면 미련없이 축구화를 벗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1m84에 75㎏인 그는 ‘철인’의 비결에 대해 “승부욕이 정말 강한 편이다. 그라운드에서 100%의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귀띔한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특별히 보양식을 먹지도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게을리하지 않는 등 프로 선수로서 자기관리에 철저할 뿐이다. 이와 함께 김한윤은 세살배기 아들과 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가족의 힘 덕분에 늘 열심히 뛰게 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K리그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성남의 키플레이어인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특성상 궂은일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파울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칙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따라다닌다.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에서 무려 18개의 경고를 받아 한시즌 최다 경고 기록을 깼다. 올시즌에도 벌써 경고가 3개 누적돼 지난 19일 경남 FC와의 홈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한윤은 24일 “지난 주말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 순위가 8위까지 올랐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다. 리그 우승은 못하더라도 최소 3위에 올라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반드시 따낼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412경기에 출장한 김한윤은 경기 중에는 터프해도 그라운드 밖에서는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은 순둥이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만큼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라고 항변한다.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 때문에 파울을 많이 범하다 보니 옐로카드까지 받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99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당시 부천SK에 지명됐던 김한윤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부산 아이파크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선수등록 마감 직전 성남 안익수 감독으로부터 “함께 뛰자”는 부름을 받았다. ‘그라운드의 청소부’라고 불리는 그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이 은퇴위기에 놓였던 그를 영입한 것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성남에 승부근성을 심기 위해서였다. 1993∼95년 프로축구 첫 3연패를 이뤄 성남의 레전드로 꼽히는 안 감독과의 인연은 FC서울-부산에 이어 세 번째다. 김한윤은 “다시 뛸 기회를 줘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005년 태극마크도 달았던 그에게는 은퇴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하나 있다. FA컵 우승이다. 서울에서 정규리그와 컵대회 우승컵을 들어봤지만 FA컵 정상은 아직 밟지 못했다. 김한윤은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개인적인 목표를 내세운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내년에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나가고 싶은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밝혔다.

성남=박병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