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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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km 산악 달리기 대회 중 '모유수유'…슈퍼맘이 전한 메시지

 

치열한 산악 달리기 대회 도중 한 여성이 모유를 수유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시가 급한 대회에서 그는 왜 결승선이 아닌 아이에게 향했을까.

해당 사진은 지난 7일 러닝 전문 매거진인 ‘러너스월드’를 통해 공개됐다. 세계 최고의 산악 달리기 대회인 2018 UTMB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에서 영국의 36세 여성 소피 파워가 16시간을 달리다 3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먹였다. 급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이 아닌 철저히 계획된 일이었다.

UTMB는 산악달리기 대회 중 세계 최고로 꼽히는 만큼 코스 난이도가 높아 주최 측이 인정하는 대회에서 공인 점수를 얻어야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소피는 2014년 기준점수를  충족해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소피는 출전을 앞두고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사정상 대회 주최 측에 참가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치 못할 부상은 연기가 가능하지만 임신은 ‘선택’이기에 불가능하다는 것. 소피는 그대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주최 측의 결정이 불합리하다고 여긴 소피는 이에 좌절하지 않았다. 임신 중에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출산 후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대회 출전이 확정되자 남편의 도움을 받아 대회 도중 모유수유를 계획했다.

소피는 “모유수유를 하는 모습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다른 국제 달리기 대회들은 여성에게 공평하게 관련 제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소피는 이 대회에서 43시간 33분 기록으로 166km 완주에 성공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세계 여성의 놀라운 본보기”, “다른 여성들이 한계에 도전하도록 용기를 주는 사례다”,“아이가 나중에 엄마를 자랑스러워 할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겨 소피를 응원했다.

손유빈 기자 nattobin@segye.com
사진=소피 파워 트위터, 러너스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