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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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영화 ‘일본침몰’…日, 바닷속으로 가라앉다

재난에 맞서는 ''인간''그려

일본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이런 충격적인 소식이 또 어디 있을까.
영화 쿠사나기 쓰요시 주연의 ‘일본침몰’은 지각판 균열로 인해 1년 안에 일본 열도 전체가 침몰한다는 소재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 일본영화사상 최고 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됐고 1500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연출은 1984년 ‘고질라’의 조형조수로 참여한 이래 여러 영화에서 특수기술과 특수촬영을 담당하며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각본과 실사파트 감독을 맡은 일본 내 특수효과 분야의 1인자 히구친 신지 감독이 맡았다.
할리우드와 또 다른 일본만의 SFX 기술력은 ‘일본침몰’을 통해 극대화 된다. 제작비 규모에서는 할리우드와 비교되지 않지만 그 기술력은 실로 놀랍다. 일본 각 도시의 주요 시설물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나 화산폭발, 해일 등의 재난 장면은 할리우드에 결코 뒤짐이 없다. 특히 노란색 머리에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닌 같은 동양인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재난 영화가 지닌 공포와 스펙타클은 한국 관객에게는 더욱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일본식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일본침몰’은 재난이나 인류애에 초점을 맞춘 할리우드의 그것들과는 차별점을 갖는다. 대신 영화는 대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할리우드 재난 영화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는 재난영화만의 카타르시스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싶다.
더욱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 ‘초난강’ 쿠사나기의 연기가 돋보이는 ‘일본침몰’은 오는 31일 국내에 개봉한다.
도쿄(일본)=홍동희 기자
mystar@sportsworldi.com


[SW분석]●일본침몰 흥행 의미
할리우드와 형식·내용 ''차별화''


지난달 15일 일본 전국 316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한 ‘일본침몰’(히구치 신지 감독)은 주말 3일 동안 제작비의 약 50%에 달하는 90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올 여름 일본 극장가의 ‘태풍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침몰’은 출판 이후 약 400만권이 판매된 코마츠 사쿄의 SF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이미 1973년 영화로 만들어져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일본 열도가 대재앙으로 인해 바다로 가라앉는다는 소재를 다룬 이 영화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주식이 폭락하고 이민자가 속출하며 일본인들을 잠시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
그렇다면 2006년판 ‘일본침몰’의 개봉과 흥행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의 총괄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인 하마나 카즈야(TBS 영상사업본부)는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로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는 30년전과 다를 바 없다”며 ‘일본침몰’의 리메이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침몰’이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나약한 인간들 속에서도 당당하게 맞서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면서 “할리우드 재난영화와 비교해 특수·시각효과는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형식 면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차별화 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침몰’이 “최근 우경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판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 작품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도쿄(일본)=홍동희 기자



"일본만의 소재로 일본인 정서 자극"
하마나 총괄 프로듀서



‘일본침몰’의 하마나 카즈야 총괄프로듀서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유사 할리우드 전략을 펼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일본영화계도 일본만의 소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비 200억원으로 일본 실사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일본침몰’은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로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들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물에 잠기는 등의 장면을 담고 있는 재난 영화로 지난 7월15일 개봉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어 하마나 프로듀서는 “최근 일본영화에는 매력적인 일본인이 등장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일본침몰’은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할리우드와는 차별된 일본 자체의 뛰어난 SFX 기술이 동원됐으며 기획 초기부터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을 의식,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그룹 스마프의 멤버인 쿠사나기 쓰요시(초난강)를 의도적으로 캐스팅 하기도 했다.
‘일본침몰’의 국내 개봉은 오는 31일이며, 국내 개봉되는 일본영화(애니메이션 제외) 사상 최다인 2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도쿄(일본)=홍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