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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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를 찾아서] <17> 통일교 용산 세계본부교회(천복궁)

올 2월 봉헌식과 함께 문 열어… 대성전 1200명 동시 예배 가능
타종교 누구에게나 문호 개방… 예루살렘 등과 같은 성소 꿈꿔
“천복궁(天福宮)은 수천 년 동안 세계평화를 소원했던 인류의 소망이 성취되는 완성기적 의미를 지닌 하나님의 제3성전이며 국경과 종교, 인종과 문화의 벽을 넘어 하나님과 참부모님을 섬기는 성전입니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뜻을 이어받아 ‘2세 시대’를 열고 있는 문형진 세계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3-379에 건립된 통일교 세계본부교회(천복궁)가 지닌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국진 통일그룹 재단 이사장 역시 천복궁을 가리켜 “세계 종교의 본부성전이 되며, 세계 모든 종교 지도자와 교인들이 이 성전을 찾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천복궁’은 이미 초종교·초교파적인 공간으로서 세계 종교화합의 성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세계 종교인들의 순례지이자 관광 명소로,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나 바티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같은 세계적인 성지를 지향하고 있다.
◇승복 차림의 조계종 스님들이 대성전에서 예배를 참관하고 있다.
◆모든 종교가 화합하는 천복궁=
올 2월 봉헌식을 가진 ‘천복궁’의 1층에는 정성실(精誠室)이 마련돼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좌측의 공자와 부처, 우측의 예수와 이슬람 사원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 쪽으로는 성모마리아상과 관세음보살상이 서 있다. 반목과 갈등의 관계인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를 상징하는 예수·마호메트도 이곳에서는 모두 평화롭기만 하다. 예수, 마호메트, 공자, 부처 등 성인들은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 모두 하나의 가르침을 설했다. ‘사랑’, ‘자비’, ‘인(仁)’이 그것으로,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계’를 희망했다.

그런 점에서 2008년 4월 통일교 세계회장에 오른 젊은 종교지도자 문형진 회장의 종교 간 화해와 소통, 통합을 위한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버드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한 영향도 있겠지만, 그는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지난 부처님오신날 조계사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도 참석, 합장하며 부처의 뜻을 기리는 등 포용력 넓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천복궁 일요일 대예배에 불교식 명상기법을 도입한 문 회장은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이 천복궁을 방문했을 때는 스님들이 승복을 입은 채 통일교 예배에 참석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진풍경으로 비쳐지지만 이곳을 찾는 타종교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이란 게 천복궁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계본부교회 1층에 자리한 정성실 모습. 왼쪽으로는 부처, 오른쪽으로 예수의 얼굴 그림이 보인다.
◆세계성지, 사회·경제적 효과도 커=
천복궁에는 1200명이 한번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대성전(2∼3층)과 소성전, 기도실, 강당 등이 마련돼 2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통일교가 꿈꾸는 ‘세계평화통일성전’으로서의 천복궁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다. 통일교는 장차 1만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규모의 천복궁을 세워 세계 4대 성현을 모시고, 세계 주요 9대 종교의 예배당(법당)까지 만들어 종교별로 한 곳에서 예배를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바티칸·메카·예루살렘 성지 등은 매년 수억명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발전한 지 오래다.

◇통일교 세계본부교회 조감도.
청평성지가 연인원(延人員) 80만명의 순례자들이 다녀간 점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세계에서 100만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천복궁을 찾아올 것으로 관측된다. 순례자 1인당 100만원의 경비를 쓰는 것으로 가정해도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특히 초종교·초교파를 대표하는 성지가 한국에 자리 잡은 데 따른 국가적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불교대학원대 이거룡 교수는 “순례 성지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통계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인도는 사원이 들어선 곳이 나중에 교육·행정·상업 중심도시로 발전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