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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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인덕원역 '오뎅할머니' 어쩌나…

추운 겨울 따뜻한 어묵으로 배 주린 서민들을 돕던 ‘오뎅 할머니’가 더는 노점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할머니는 "누군가 신고한 것 같다"면서 씁쓸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인사이트에 따르면, 인덕원역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20대 A씨는 "최근 오뎅할머니에게 구청에서 '계고장'이 날라와 더는 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계고장(戒告狀)'이란 일정 기간 안에 행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한다는 뜻이다.

계고장이 날라온 이상 이 할머니는 조만간 장사를 접지 않으면, 노점이 강제로 철거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이분은 노숙자들을 도와주고 나서 남은 음식 조각으로 허기를 채웠다"며 "(정부에서) 도와주지 못 할망정 계고장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남는 게 없어도 남들에게 베푸는 분인데, 이런 분의 생계를 끊으면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나는 힘이 없어 이 할머니를 도와 드릴 수 없다"며 "많은 사람이 이번 일에 관심 가져주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덕원역 5번 출구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이 '오뎅 할머니'는 돈 없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음식을 나눠주는 선행으로 유명하다고 인사이트는 전했다.

할머니 본인도 넉넉지 못한 형편임에도 서민들에게 온정을 베풀었으며, 할머니의 따뜻한 어묵으로 주린 배를 채운 이들도 한 둘이 아니었다. 이 같은 할머니의 마음씨에 반해 단골을 자처하며 포장마차를 찾는 고객 역시 여럿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