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현주의 일상 톡톡] 대형마트 쩐의전쟁 이번 주말이 분수령

"대형마트 가격 경쟁, 소비자 입장에선 '때땡큐~!'"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하루에 2번 가격표를 바꾸는 등 이른바 ‘혈투(血鬪)’를 벌이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은 주말에 대형마트를 가장 많이 찾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10원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가격 인하로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롯데마트는 지난 12일부터 경쟁적으로 신선식품의 판매가를 낮췄다. 목요일은 한 주 간 할인행사가 시작되는 날이자 홈플러스가 9일 "신선식품 500개 품목을 상시 10~30% 싸게 팔겠다"고 밝힌 연중행사 첫날이기도 하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한우 전품목을 40% 할인(1주일 한정)한 것을 비롯해 신선식품 가격을 대거 인하했다.

친환경계란 30개 들이를 기존 4750원에서 1000원 낮춘 3750원에 낮췄다. ▲바나나는 2.1kg 1송이를 3980원 ▲딸기 1.4kg을 8800원 ▲밤고구마는 700g 2봉지를 5000원에 선보였다. 러시아 활 대게는 100g당 3300원, 해동갈치는 3800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날부터 500개 품목의 판매가를 모두 낮췄다"며 "앞으로 연중 철저하게 가격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홈플러스 매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 홈플러스 잠실점의 한 직원은 "평일 낮에 신선식품 코너가 이렇게 붐비기는 근무를 시작한 이후 거의 처음"이라며 "평소 행사에 비해 고객이 4~5배 가량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아직 가격 인하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김모(36•송파)씨는 "소고기나 야채는 가격이 바로 옆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이나 잠실점과 비슷한 것 같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다른 마트와 비교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이날 한우 전품목을 30% 할인한 가운데 ▲러시아 활 대게는 마리당 2만6900원 ▲딸기 1.7kg을 1만900원 ▲해동 갈치는 마리당 3950원까지 낮춰 판매했다.

롯데마트도 이날부터 일주일간 한우 전품목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1등급 한우 등심이 100g당 4320원, 미국산 오렌지 5~6개를 4500원에 판매했다. ▲딸기는 1kg을 7900원 ▲러시아 활 대게는 2만8000원 ▲해동 갈치는 마리당 4000원이다.

홈플러스가 이날 한우 등심을 100g당 4290원, 오렌지는 개당 700원, 해동갈치를 마리당 3800원에 선보인 것에 비해 조금씩 가격이 높다.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가격 인하에 당장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조금씩 가격 차이가 있지만 산지나 품종·선도 등이 달라 단순히 가격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우리는 단순히 가격적인 측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품질의 상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만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대형마트는 삼겹살이나 꽃게 등에 대해 10원 단위로 깎는 할인 경쟁을 수차례 벌인 바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특정 품목이 10원이라도 더 싸면 다른 품목까지 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예전과 같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대형마트의 경쟁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