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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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준비없이 은퇴맞아…새출발 차분하게 준비해야”

[당신의 삶 안녕하십니까] 은퇴생활연구소 박영재 소장
30대 중반, 광고회사에서 잘 나간다 싶었는데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당했다.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PC방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광고업계로 돌아오긴 했지만 달라진 트렌드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 보험판매업으로 직업을 바꾸면서 ‘화려한 인생 2막’이 시작된 듯 했는데…. 지점장 승진이 좌절되면서 그 꿈마저 사라졌다.

한국은퇴생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헤드헌팅 기업 박영재(사진) 로지컴코리아 부사장의 실패 경험이다. 그는 거듭된 실패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자신의 경험을 은퇴자나 은퇴예정자들에게 전수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각종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1년에 200차례 이상 강연을 하는 유명강사가 됐다. 박 부사장은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을 죽음에 비유했다. 그는 “50대의 퇴직은 죽음만큼이나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준다”며 “인간이 미리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처럼 50대도 대부분 준비 없이 은퇴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사회생활의 죽음이나 다를 바 없는 은퇴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박 부사장은 ‘은퇴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망한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고 성공한 사례를 따라간다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출발을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게 은퇴자들을 위한 두번째 조언이다. 박 부사장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막무가내식으로 사업에 손을 대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직종에 뛰어들어 실패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면서 “국가나 지자체의 정보와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워크넷(www.work.go.kr)의 직업적성검사 ▲노사발전재단에서 운영하는 장년일자리희망넷(www.4060job.or.kr)의 전직지원서비스 ▲중소기업청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스쿨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 서비스 등을 추천했다.

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