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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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관 폭행·항명… 軍 하극상 급증

3년간 187건… 모욕 가장 많아… 수치심에 상급자 자살까지
“기강확립 특단의 대책 시급”
‘상명하복’이 기본인 군에서 하극상이 급증해 비상이 걸렸다. 상급자의 가혹행위 근절에 주력하다보니 이번에는 하급자의 일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6일 국회 국방위 소속 손인춘 의원(새누리당)이 군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발생한 군 내 하극상은 187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50건, 57건에 그쳤던 하극상은 2014년 80건으로 크게 늘었다. 죄목별로는 상관 모욕이 71건(38%)으로 가장 많았지만 상관 폭행과 항명이 각각 27건(14%), 상관 상해가 23건(12%)이나 됐다.

계급별로는 간부가 68건, 병사가 114건으로 병사들 간 하극상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일병과 상병의 하극상은 86건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해 일병·상병의 기강 확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병사들을 지휘 통제해야 할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하극상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사들과 가장 가깝게 생활하는 하사의 하극상이 2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사와 대위도 각각 9건을 차지해 초급 간부들의 자질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심지어 부하의 하극상이 자살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2014년 해병대에서 근무하던 A상사는 부하인 B하사가 술에 취해 부대에서 소란을 피워 “그만 자라”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B하사의 뺨을 때렸다. 이에 격분한 B하사는 집기류를 부수며 “당신이 문제야. 당신이 부대를 망쳤어. ××, 옷 벗든지 ××하든지 다 당신 탓이야”라며 A상사를 향해 험담을 퍼부었다. 모욕을 당한 A상사는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부대 내 철제 계단에 목을 매 자살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