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연중기획] "재생가능에너지, 기업이 직접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푸른 지구 지키는 창조의 길] 개리 쿡 그린피스 IT정책 분석가… 정부에 전력 시장 구조 개편 권고
“한국 IT(정보기술) 기업인 네이버가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재생가능에너지 100% 전환 약속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앞으로 한국이 기후변화 관련 대책에 있어서 선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 세계 환경 관련 기업과 정부에서 환경정책 수립을 위해 20년 동안 일해 온 개리 쿡(Gary Cook·사진) 그린피스 IT정책 분석가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는 미미하지만 네이버의 선도적 조치 등으로 향후에는 빠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린피스는 네이버가 재생가능에너지 100% 전환 약속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이 모든 재생가능에너지를 구매해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전력시장의 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이 독점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구매하고 있어서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들을 만나 기업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자들과 계약을 맺고 전력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가능에너지라고 하면 비용이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격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화석연료에 비해 시세 변동이 없어 일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재생가능에너지 공급자와 전력 소비자의 직접거래가 이뤄지면 한국 내에서 재생가능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쿡은 IT 기업들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IT 기업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운동에 펼치고 있다. 2011년에는 페이스북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약속했고, 2012년에는 애플이, 지난해에는 아마존이 목표 이행을 약속했다. 그는 “인류가 IT 기술을 이용해 농업·수송·전력 등 거대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작 IT 기업이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실가스의 주범이 되고 있는 상황은 아이러니”라며 “현재 전 세계 IT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항공산업의 배출량과 맞먹고 국가로 보면 세계 6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개리 분석가는 “클라우드 시스템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이면에는 우리가 구글에서 한 번 검색할 때 0.2g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IT 기업과 정부가 친환경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