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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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속인 행세 가짜 만병통치약 억대 팔아

檢, 노인 등친 4명 기소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자들이 ‘떴다방’식으로 운영하는 홍보관에 황모(51·여)씨가 등장했다.

황씨는 홍보관을 찾은 노인들을 상대로 무속인 행세를 하며 지명한 사람들의 병력을 맞혔다. 노인들은 각자의 병력을 ‘귀신같이’ 알아맞히는 황씨의 실력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황씨는 사전에 홍보관 직원들을 통해 파악한 고객 신상정보를 외운 뒤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었다. 황씨는 노인들의 얼굴과 혀를 살펴보면서 “큰 병에 걸려 죽을 수 있으니 예방을 위해 반드시 이것을 장기복용해야 한다”며 ‘홍경천’이란 건강기능식품을 내밀었다.

자료사진
황씨는 원가 3만5750원에 불과한 이 식품을 “치매·뇌졸중에도 좋다”며 49만원까지 부풀려 팔았다. 특히 홍보관에서 진행하는 사흘짜리 강의 일정 중 1, 2일차 강의는 직원들을 대신 들여보내 제품값을 84만원으로 소개한 뒤, 마지막 날 자신이 강사로 나와 49만원으로 대폭 깎아 파는 것처럼 현혹했다. 이런 식으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피해자 65명에게 홍경천 수백상자를 팔아 1억1300여만원을 챙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철희)는 25일 황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김모(45)씨 등 일당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