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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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talk 톡] 대학등록금 카드결제 해마다 논란

올해도 10곳 중 7곳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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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학 등록금 납부 시기가 되면 여론의 질타를 받는 ‘단골메뉴’가 있습니다.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대학이 소수라는 것입니다.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가 시작된 2000년부터 17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입니다.

올해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6학년도 1학기 등록금을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대학은 28일 현재 139곳입니다. 전국 425개 대학(대학알리미 공시대상 기준)의 32.7%에 불과합니다. 

오현태 기자
이뿐 아닙니다. 대학별로 한두 개 카드사의 카드만 허용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학정보공시센터(대학알리미)의 지난해 공시 자료를 보면 사이버대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대학이 기껏 1개, 많아야 3개 카드사의 카드만 받고 있습니다.

음식점 등 카드 가맹점은 대부분 전 카드사와 거래를 트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황당한 일입니다.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할 수 있는 대학이 적고, 할 수 있더라도 사용 카드가 제한되다 보니 극소수 학생만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내고 있습니다. 대학알리미 공시를 보면 지난해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은 9만619명입니다. 200만명으로 추정되는 전국 대학생의 4.5% 수준입니다. 대학들은 등록금 카드 납부를 확대하지 않는 이유로 17년째 “카드 납부를 받으면 가맹점 수수료를 내야 해서 수수료를 내는 만큼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든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 수백만원을 일시금으로 내야 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납부 방법 선택 폭이 넓어지는 혜택이 있다는 사실도 대학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