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결백" "음모" "통제"… '파나마 페이퍼스' 3색 반응

외신 “위키리크스 1500배 후폭풍” / 스노든도 “역사상 최대 유출사건”
전 세계 전·현직 국가 정상 등이 조세 회피처를 활용해 탈세한 정황이 담긴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되자 관련국에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외신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이번 폭로 규모는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문서의 1500배 이상이라며 향후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4일(현지시간)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되자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시그뮌드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전체 인구 33만명 가운데 3만명가량이 총리 사임을 외치며 레이캬비크 의회에 몰려들었고, 사임 청원도 이어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귄뢰이그손 총리 부부는 2007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는데, 장인에게 물려받은 은닉 재산을 이 회사를 통해 관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하지만 “조세 회피처에 숨긴 재산이 없다”고 탈세 의혹을 부인했다.

4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레이캬비크 의회 광장에 모여 해외재산 은닉 의혹을 받고 있는 시그뮌드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2007년 귄뢰이그손 총리는 아내와 함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장인에게 물려받은 은닉 재산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레이캬비크=EPA연합뉴스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한 지도자와 유명인 중 탈세 의혹을 인정한 사례는 아직 없다. 대부분 무시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의 이름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한 중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뉴스와 댓글을 아예 삭제하는 등 대대적인 언론통제를 시작했다.

역외 계좌 3개가 드러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잘못한 것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의원들은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바하마의 무역회사 이사에 이름을 올린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그 회사는 1988년 브라질 투자를 위해 만들었지만 실제 투자한 적은 없고 2008년 회사를 해산했다”고 해명했다.

2010년 작고한 부친의 이름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측은 “캐머런가의 투자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언급된 데 대해 “선거철에 대통령과 러시아 사회를 흔들려는 서방의 음모이자 선전전”이라고 주장했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 자료 170만건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트위터에 “언론 역사상 최대 유출 사건이 펼쳐졌다”고 적었다. USA투데이는 “첫 공개 자료에는 미국인이 없었으나 앞으로 미국 사례가 더 많이 폭로될 것이라는 암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