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취업'미끼로 여고생과 성관계한 40대, 2심도 무죄…'오빠'라 불렀다며

26살이나 어린 17살짜리 여고생에게 "나와 사귀면 옷도 사주고 좋은 자리에 취직시켜 주겠다"면서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는 데다 첫 관계 후 '오빠'라고 부르는 등 강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죄가 안 됨'결정을 했다.

21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보다 26살 정도 연상이고 두 사람이 성관계할 만한 친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 후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피해자의 의도와 달리 관계를 맺었을 의심은 든다고 봤다.

하지만 "그런 사실만으로 김씨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힘을 가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의 판단은 옳다"고 했다.

앞서 1심은 "첫 성관계 이후 B양이 A 씨를 '오빠'라고 부른 점, 다음날 함께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 먹은 점, B양이 정상적으로 계속 학원에 다닌 점, 진술의 일관성이 없는 점, 구체성도 떨어지는 점"등을 들어 무죄라고 했다.

A 씨는 지난 2014년 4월 자신이 일하던 간호학원 원생 B양에게 수업 후 남아서 실습실 청소를 하라고 시켰다.

청소를 마치자 A 씨는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면서 "나랑 사귀면 용돈도 주고 옷도 사줄 수 있다. 좋은 취업 자리도 알려줄 텐데"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귀는 거다. 첫날을 기념해야 한다"며 먼저 옷을 벗었고 B양과 성관계를 했다.

A 씨는 다음날 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B양을 차에 태우고 공영주차장에서 성관계하는 등 총 3회에 걸쳐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