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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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타난 친엄마, 그가 우리 아들을 뺏어가려 한다

양부모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인도의 한 소년이 갑자기 나타난 친엄마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소년을 입양했던 부부는 양아들을 뺏길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이번 일에는 인도에 만연한 성폭행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쿤단(4)은 초등학교 입학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자기가 ‘엄마’ ‘아빠’라고 불러온 이들이 양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년에게 ‘양부모’나 ‘입양’의 정확한 개념을 깨닫기란 아직 어려운 일이었다.

쿤단의 친엄마라는 사람은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라주라는 이름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해 아들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며칠 후, 아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라주와 그의 아내, 동생이 나와 아들을 강제로 떼어놓았다”고 호소했다.

한마디로 쿤단은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들이며, 그를 낳은 여성은 라주 일당이 친아들과 자신을 떼어놓았다고 말하고 있다.

쿤단의 엄마는 “우리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물을 때마다 그들(라주의 일당)은 ‘나중에 만나게 해주겠다’는 말만 했다”며 “가정부로 일했지만 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일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말했다.

다시 짚고 넘어가면 쿤단은 생후 며칠 만에 라주 일당에게 넘겨져 어디론가 팔려나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를 데려온 건 지금의 양부모다. 쿤단의 양부모는 결혼 10년 동안 임신을 하지 못해 고민하다 지난 2011년에 소년을 입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뒤늦게 나타난 쿤단의 친엄마가 그를 데려가려 하는 것이다.

쿤단의 양엄마는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며 “갑자기 친엄마라는 사람이 나타나 우리 아들을 뺏어가려 한다”고 데일리메일에 말했다. 쿤단은 양부모 품을 떠나 보호소에 있는데, 조만간 친부모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