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위기의 한식] '6년간 1200억' 해외 한식당 현황 파악조차 안돼

5년새 외식업체 진출 3배로
정부 집계는 2014년서 멈춰
해외 식당수도 5년째 제자리
이명박정부가 야심 차게 시작한 ‘한식 세계화’가 박근혜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 한식당 수는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91개국에서 1만1953개의 한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2009년 1만412개에서 2011년 1만905개, 2012년 1만2142개로 조금씩 늘어나다가 되레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한식당 현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산하 재단법인 한식재단 홈페이지에는 집계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채 해외 한식당이 1만359개라고 나와 있을 뿐이다.

2014년 10월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 ‘제1회 한식사랑 한식위크’ 개막식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과 한식 해외 협의체 관계자들이 팔도 대표 음식을 둘러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식 세계화는 2008년 10월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본격 추진됐다. 주무 기관으로 선정된 농식품부는 2009년 4월 ‘한식의 세계 5대 음식화’를 목표로 해외 한식당을 2007년 약 1만개에서 2017년 4만개로 늘리고 세계 일류 한식당 100개를 육성한다는 내용의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같은 해 5월 꾸려진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으면서 한식 세계화는 ‘대통령 영부인 사업’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대통령 부인이 직접 나서고 최근 6년간 1200억원이 투입된 사업인 점을 감안하면 성적표가 초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농식품부의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은 △2010년 241억원 △2011년 311억5000만원 △2012년 219억4900만원 △2013년 191억5000만원 △2014년 134억3900만원 등이다.

지난해부터는 한식 진흥·음식관광 활성화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127억7500만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107억3200만원을 배정했다.

다만 해외에 진출하는 한식 전문 외식업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당 업체 수는 2010년 30개에서 2015년 53개로 늘었고, 이들의 해외 점포 수도 같은 기간 170개에서 480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에 분포한 한식당 수를 조사하는 방법을 바꾸는 중이라 최근 현황은 없다”며 “해외에 진출한 외식업체와 점포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2014년 말보다 해외 한식당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