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류현진 재활 등판 순조… 전성기 ‘구속’ 회복할까

마이너리그 3번째 경기 그리즐리스전 55개 던져 40개 스트라이크 존에
제구력·낮은 존 슬라이더 ‘절묘’
구속 점차 회복… 아직 갈 길 멀어
‘관절와순이 선수를 죽일 수는 없다.’

미국 야구전문 매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칼럼니스트 제이 제프는 2012년 당시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유망주 마이클 피네다(뉴욕 양키스)를 응원하며 이같이 썼다. 그의 바람대로 피네다는 재활을 거쳐 2014년 후반기 메이저리그(MLB)에 복귀한 뒤 이듬해 데뷔 첫 10승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최고 구속 154㎞로 원래 기량을 거의 회복했고 위력적인 슬라이더와 칼날 제구를 과시하며 MLB에 안착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3안타를 치며 맹활약하는 등 선발 기회는 매우 적지만 출전할때마다 빼어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가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전에서 안타를 치는 모습.
볼티모어=AP연합뉴스
피네다와 같은 증상으로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수술을 받은 류현진(29·LA다저스)이 26일 마이너리그에서 3번째 경기를 치렀다. 구속도 점점 회복되고 구종도 다양해져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최고 구속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MLB 관계자들은 최고 구속 150㎞, 평균 구속 140㎞대 중반을 유지해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 산하 트리플 A팀인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으로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척챈시 파크에서 열린 프레즈노 그리즐리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총 55개를 던져 40개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아 넣은 제구력과 낮은 존으로 들어오는 절묘한 슬라이더가 빛났다. 그러나 예전 같은 속구는 던지지 못했다. 앞선 싱글 A팀과의 두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37㎞와 143㎞로 속도가 계속 회복되고 있지만 2013~14시즌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이 146㎞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류현진의 구속 회복을 위한 가장 큰 관건은 그의 현재 어깨 상태다. 전문가는 류현진의 어깨가 아직 예전 같은 상태를 회복하지 못해 재활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류현진은 부상 전 다저스에서 100구를 넘긴 상황에서도 150㎞의 속구를 뿌려대는 강철 어깨를 자랑했다. 슬라이더 평균 구속도 140㎞대 초반으로 속구와 변화구를 적시에 활용하는 완급 조절로 MLB에서 뛴 두 시즌 동안 28승(15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구속은 분명 예전보다 많이 떨어져 있다. 류현진도 경기 후 “평균 구속이 시속 145㎞ 정도는 나와야 하므로 더욱 힘을 내겠다”고 말할 정도다.

전문가는 예전 같은 강한 피칭이 나오기 위해선 앞으로 재활 경기를 더 치러 경기 감각을 조율하고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송진우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머릿속에는 아직 부상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다. 마운드에 섰을 때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리하게 구속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완급 조절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다 보면 제 기량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재활 경기에서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데 본인도 구속 저하가 온다는 것을 감지하고 변화구의 비중을 높여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의 희망 복귀 예정일은 6월 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류현진이 전성기 때의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