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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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talk톡] 투자자들 눈물 '뚝뚝'… 증시 신뢰도도 '뚝뚝'

주식시장 흔드는 오너 리스크
재계에 사정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 총수와 대표들이 줄줄이 각종 불법행위와 비리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고,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비자금 조성 혐의로, 최윤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당장 롯데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가 추락했습니다. 13일 롯데제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7%나 급락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3.91%, 롯데쇼핑은 3.5%,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은 각각 2.65%, 1.8% 하락했습니다. 이날 유수홀딩스 주가도 1.9% 빠졌습니다.

이진경 경제부 기자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호텔롯데의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다음달 상장 예정이었으나 수사가 확대되자 호텔롯데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회계부정이 발견될 경우 향후 3년간 상장이 금지됩니다. 역시 상장을 추진하던 네이처리퍼블릭도 기업공개(IPO) 시기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은 손실을 안게 됐습니다. 호텔롯데와 네이처리퍼블릭의 성공적인 IPO를 준비해온 증권사들의 노력도 물거품이 돼 버렸습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주식시장의 신뢰도 하락입니다. 가뜩이나 구조조정과 경기침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투표 등 국내외 대형 이벤트들로 시장이 불안한데 악재가 더해진 양상입니다. ‘오너 리스크’로 인한 증시 혼란이 반복되면 국내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이 짐을 덜 수 있도록 기업 오너들의 책임 있는 행동과 투명한 경영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요즘입니다.

이진경 경제부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