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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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간 최순실, 누가 비호하나

최순실, 수년째 독일에서 활발히 사업
정부 비호 주장도 제기…청와대 "문제 없다" 기류
검찰 "독일 간 건 알지만 소재 파악 안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의 태풍의 핵인 최순실(57)씨는 대체 어디에 있을까.

최씨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씨의 잠적이 개인적인 판단에 따른 것인지, 특정 세력이 비호해주고 있는 것인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우리도 최씨가 독일로 출국한 사실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독일에 계속 체류중인지 아니면 어디로 이동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최씨는 3년 전 독일에 나타나 건장한 남성들을 대동하고 다니면서 수억원대의 부동산을 여럿 매입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독일 현지법인의 대표를 교체하고 거주지에서 서둘러 떠난 것으로도 파악되고 있다.

이는 검찰 수사나 언론 취재를 피하기 위해 최씨가 서둘러 증거를 인멸하고 잠적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추정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미르재단 의혹 등으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한 상황에서 최씨가 최근까지도 독일에서 유유히 생활한데다, 딸 및 측근들과 함께 검찰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돌연 종적을 감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깊숙이 연루된 정부 관계자나 특정세력이 조직적으로 비호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씨가 8~9명의 남성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결국 정권 차원에서의 비호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최씨가 벌인 각종 사업과 독일 체류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등이 대통령이나 청와대 인사들과 특별히 연관되는 점이 드러난 게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불법이 있으면 엄단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자신과의 연관성이나 조직적 비리는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청와대나 검찰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내세워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드러나면 처벌하면 된다는 '심플'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대통령이 최씨를 비호해준 게 아니라, 최씨가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 또는 사칭하며 각종 무리한 사업을 벌이고 투자금 등을 빼돌리는 등 횡령 가능성도 있다는 게 청와대 입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재단 측과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 수석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하는 등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정황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