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5명 중 1명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괴롭힘으로 인한 인건비 손실은 연간 5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15개 산업분야의 직장 괴롭힘 실태’를 발표했다. 조사는 한국표준산업분류 21개 직종 중 종사자 수가 많은 15개 직종의 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사람은 45.8%로 집계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 드문 일이 아닌 것이다. 22.7%는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으며 가해자는 3.5%, 목격자는 19.6%였다.
괴롭힘 피해자는 계약 형태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정규직 중 피해자는 21.3%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비정규직은 이보다 6.8%포인트 높은 28.1%로 조사됐다. 사회경제적 수준별로는 중하위층(25.5%)과 하위층(23.5%)의 피해 경험이 상류층(15.1%)이나 중상류층(20.2%)보다 많았다.
반면 가해자는 상류층이 16.2%로 평균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과 하위층이 더 많은 괴롭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직장 괴롭힘으로 인한 인건비 손실은 연간 총 4조78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건비 손실은 직장 괴롭힘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의 근로손실시간(근무시간 중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일을 하지 않는 시간 등) 차이를 계산한 것이다. 산업별로는 근로자 수가 많은 제조업의 손실액이 96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도매 및 소매업 6560억원, 숙박 및 음식점업 5017억원 순이었다.
개발원은 “직장괴롭힘은 국가적으로 수조원의 인건비 손실을 유발하는 사회적 문제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괴롭힘 피해자와 목격자들이 피해 사실을 호소할 수 있는 기구 및 조직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