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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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못 참겠다… 우리가 직접 탄핵 나서자”

현역 국회의원에게 대통령 탄핵 직접 청원 시도 봇물 /“박근핵닷컴(parkgeunhack.com) 청원 건수 30만 훌쩍” / 대통령 탄핵 과정 지지부진 하자 시민들 직접 나서 / 청와대 디도스 공격 감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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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직접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청원하는 ‘박근핵닷컴(parkgeunhack.com)’의 청원 건수가 하루 만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비박계의 탄핵 철회 움직임이 나오고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불투명 해지자 국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박근핵닷컴은 국민들이 현역 의원에게 대통령 탄핵을 청원하는 이메일 등을 간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제작된 사이트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4명이 제작해 2일 공개했다. 6차 범국민 촛불집회가 열리는 3일 오후 1시 기준으로 20만여 명이 청원했고, 이후 4시간 사이에 10만여 명이 더 청원 글을 보냈다. 오후 5시 현재 33만여명이 박근핵닷컴을 통해 탄핵 청원글을 보냈다.

누구나 가입절차 없이 박근핵닷컴에 접속하면 간단하게 의원을 검색한 뒤 탄핵 찬성 요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메일을 받은 의원은 ‘찬성’과 ‘반대’로 입장 표명을 할 수 있고, 응답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다. 박근핵닷컴은 이를 실시간으로 집계해 사이트에 공지하고 있어 찬성과 반대를 표시한 의원의 이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오후 5시 현재,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87명이고, 반대한 의원은 3명이다. 아직까지는 무응답이 210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찬성 4표, 반대 3표가 나왔다. 찬성 의사를 표명한 의원은 비례대표 윤종필 의원, 이군현 의원(통영시고성군), 김기선 의원(강원도원주시갑) 등이고, 탄핵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의원은 엄용수 의원(경남밀양시)과 이헌승 의원(부산진구을), 조원진 의원(대구달서구병)이다.

이 밖에도 장기화 되는 탄핵정국에 분노를 느낀 시민들은 저마다 직접 참여해 국회와 청와대를 압박하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매일 오후 2시와 3일 오후 7시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민들의 2일 오후 ‘F5(새로고침)’ 를 반복적으로 누름으로써 이날 2시쯤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이 잠시 지연됐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형사 처벌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홈페이지의 안정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특정 시간에 고의적 트래픽을 유발하는 행위는 분산서비스거부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공고문이 올라와 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