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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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눈'을 만져도 될까?

“미세먼지, 피부염·탈모 등에 영향” / 20일 서울 6.6㎝·속초 31.9㎝ 내려/21일 밤부터 22일오전까지 또 눈
7살과 2살 아들을 둔 박미연(36·여·서울 강남구)씨는 20일 아침 소복이 쌓인 눈을 보고 설렜다. 이번 겨울 눈 소식이 워낙 뜸했던 터라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제대로 눈 구경을 시켜줘야지’ 했다가 바로 마음을 접었다. 전날 밤까지 미세먼지로 뒤덮였던 하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씨는 “며칠 동안 스모그(미세먼지) 안의 중금속 성분이 눈 속에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선뜻 아이들에게 눈을 만지라고 할 수 없었다”며 “미세먼지 탓에 눈에 대한 추억도 사라지면 어떡하냐”고 아쉬워했다. 

눈이 내린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아이들이 눈밭 위에 누워 있다.
남정탁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서울에 6.6㎝의 눈이 내렸다. 속초(31.9㎝)와 인천(8.1㎝), 천안(6.0㎝), 광주(5.3㎝) 등에도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주말인 21일 밤과 일요일 오전에도 눈 소식이 예보돼 있다.

그러나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골치다. 지난 19일 미세먼지(PM10) 농도는 서울 102㎍/㎥, 경기 115㎍/㎥, 충북 119㎍/㎥ 등 기준치(100㎍/㎥ 이하)보다 높았다. 초미세먼지(PM2.5)는 17개 시·도에서 모두 기준치(50㎍/㎥ 이하)를 넘겼다. 그런데 이날 서울 미세먼지 62㎍/㎥, 초미세먼지 42㎍/㎥ 등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 아래로 내려갔다. 공기 중 먼지가 눈에 씻긴 덕분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눈’을 만져도 될까. 임종한 인하대 교수(작업환경의학)는 “도시 미세먼지는 대체로 산성을 띄어서 피부염이나 아토피, 탈모가 있다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산성비를 피하는 것처럼 미세먼지 눈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천안=김정모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