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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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전격 은퇴 배경은…'정유라 사건' 여파도

대학 학사관리 강화로 훈련-학습 병행 어려워져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23·연세대)가 전격 은퇴를 결정했다.

매년 출전해왔던 모스크바 그랑프리 2017(17~19일) 불참을 선언했을 때 어느 정도 예감하기는 했으나 이 정도로 일찍 결단을 내리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18일 "손연재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뛰지 않고 은퇴한다"고 밝혔다.

사실 대한체조협회와 손연재의 소속사 측은 오는 8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출전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협회는 손연재가 자신의 뒤를 이을 재목이 나타날 때까지 한국 리듬체조를 좀더 이끌어주길 기대해왔다.

워낙 성취욕이 큰 선수라 유니버시아드 출전을 계기로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 욕심내길 내심 바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연재는 출전하기만 하면 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인 유니버시아드 출전 대신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종합 4위를 끝으로 목표가 사라진 것도 큰 이유지만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일정 등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교육부는 체육특기생 학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13학번으로 졸업까지 두 학기를 남겨둔 손연재는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와 같이 러시아에서 장기간 훈련하면서 학사 일정을 병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훈련하자니 훈련 환경도 좋지 않거니와 따가운 시선이 견디기 어려웠다.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가했던 손연재는 근거 없는 특혜 의혹에 휩싸이며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손연재가 국내를 떠나 러시아, 영국, 미국 등에서 리듬체조 꿈나무들에게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관계자는 "손연재는 올해 학사 일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코치 생활을 할 거라는 말도 나오는데, 너무 앞서나간 얘기"라고 말했다.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피어난 요정은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찍 날개를 접었다.

리우 올림픽이 손연재에게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무대가 됐다.

손연재는 2017 리듬체조 국가대표 개인선수 선발전이 끝나는 3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배경과 향후 진로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