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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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 혼술, 혼밥…이젠 '혼방(房)'?

방도 '혼족' 트렌드 따라 편견 깬 오피스텔 원룸 등장 / 1인가구 주거트렌드 맞춘 오피스텔/원룸…특화설계 적용해 차별화 / 테라스, 스튜디오타입, 욕조 등 원룸공간 알차게 꾸며…수익률 극대화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영화를 보는 등 나홀로 생활을 즐기는 '혼족'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건설업계도 이에 걸맞은 주거공간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외식과 문화,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혼족을 겨냥한 상품이 선보인 가운데 거주 트렌드에서도 이에 맞춘 원룸 상품이 대거 선을 보였다.

건설업계는 기존과 차별화된 원룸형 주거공간을 앞세워 임대상품으로서 투자가치까지 높이는 데 힘쓰는 상황이다.

혼족 시대를 맞아 앞으로 원룸 가구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통계청의 사용방수(침실+기타방+거실+식사용방)별 가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개인 가구, 즉 원룸 수는 167만8000가구에 달했다.  2010년 131만가구와 2005년 102만5000가구와 비교하면 5년 전보다 33만8000가구, 10년 전보다 62만3000가구가 각각 늘었다.

10년간 1개 사용방수 가구의 수는 60.78%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구 수가 20.30%(1588만7000가구→1911만2000가구)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보다 3배 가량 뛴 수치이다.

이처럼 원룸 가구의 비중이 커지자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높인 특별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원룸을 비롯한 소형 오피스텔의 구매 수요는 대부분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에서 비롯되는 만큼 임차 수요의 창출이 중요하다. 임차 주체인 혼족이 선호하는 주거공간이 임대 투자 시 더욱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1개 사용방수 가구주의 연령대는 20대가 35.2%로 가장 많았고, 30대 22.1%, 40대 15.7% 순으로 나타난 만큼 차별화를 선호하는 젊은층의 취향에 맞춰야 임차수요 유치에 더욱 유리하기 마련이다.

실제 원룸에 이 같은 특화 설계를 적용한 오피스텔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모든 실에 테라스 설계를 적용해 실사용 공간을 넓힌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송파 아이파크'(2015년 8월 입주)는 전용면적 25㎡의 연 임대 수익률이 5.51%로 나타났다. 인근 ‘송파 한화오벨리스크'(2013년 5월 입주)의 같은 규모(5.29%)보다 0.22%포인트 높았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위치한 ‘마포 KCC 웰츠타워'(2011년 3월 입주)는 전 세대에 소형 발코니를 적용하고, 몇몇 타입에는 ‘ㄷ’자형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ㄷ’자형인 전용면적 40㎡는 5.08~6.00%의 연 수익률을 보이는 데 비해 인근 ‘펜트라우스'(2011년 5월 입주)의 전용 41㎡는 4.40~4.80%에 그쳤다.

시세 상승여력도 높은 편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선릉역 K타워'(2014년 5월 입주)의 전용 21㎡B는 창을 하나 더 달아 채광성을 높였다. 이 오피스텔은 최근 1년 동안(2016년 1월~2017년 1월) 6.98%(2억1500만→2억3000만원)의 매매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인근 ‘강남역 쉐르빌'(2014년 6월 입주)의 전용 22㎡은 같은 기간 2억6750만원의 시세를 유지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특화설계가 적용된 원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업무5블록에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우성 르보아시티’는 원룸형 오피스텔로만 구성된다. 이 오피스텔은 호텔형 파우더룸(여성 전용 화장실)과 화장실용 슬라이딩 도어, 이면 개방형 등의 특화설계가 적용됐다. 젊은층의 1인가구 수요로 인기를 끌어 계약 5일만에 완전 판매됐다.

또 경기 수원시 소재 광교신도시의 중심상업용지 1-1블록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은 전체로 보면 미분양 상태지만, 테라스 공간이 있는 원룸형인 전용 19~21㎡은 계약이 마감된 상태다.

원룸 평면에 특화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도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양우건설은 경기 이천시 안흥동에서 ‘이천 양우내안애 클래스568’을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29층의 1개동에 전용면적 24~54㎡의 568실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24~25㎡는 작업실 타입의 원룸 형태인데, 드레스룸(옷방) 또는 파우더룸을 갖추고 있다.

㈜한라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일반상업지구에서 ‘위례 엘포트 한라 비발디’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0층에다 전용면적 23~48㎡의 412실 규모로 조성된다. 원룸 평면인 23㎡A를 비롯한 전 실의 욕실에 욕조를 설치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통 젊은 세대가 원룸을 많이 찾는데, 공간이 작다 보니 테라스 등이 있어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어야 인기를 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설계가 적용된 원룸 또한 선호도가 높다는 게 이들 전문가의 조언이다.

강태욱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최근엔 테라스는 물론이고 원룸에 드레스룸, 파우더룸이나 욕실과 욕조 등 특화설계를 적용해 지금까지의 틀을 깨고 ‘혼족’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1인 가구의 주요 연령층인 20~30대들이 이러한 특화설계 원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주거 만족도도 높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공실률이 낮아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