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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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톡톡] 조사기관 따라 왔다 갔다… 혼란스러운 소비자

13일 TV 업계에서 때아닌 승자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시장조사기관 GFK와 NPD가 조사한 ‘올해 1분기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TV 시장점유율’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45.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게 발단입니다.

보통 시장조사 기관의 자료는 각 기업이 시장 판도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 비공개를 전제로 일정 비용을 지불한 뒤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GFK와 NPD의 조사 자료가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날 보도는 삼성전자 측에서 언론사에 직접 자료를 제공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왜 이 자료를 공개했을까요? 전날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HS가 발표한 ‘올해 1분기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점유율’에서는 일본 소니가 39.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는 LG전자(35.8%)이고 삼성전자는 13.2%의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습니다. 1500달러 이상 TV 시장 점유율을 놓고 IHS와 GFK·NPD의 조사에서 1위가 뒤바뀌고 점유율 차이도 크게 벌어진 겁니다. 두 업체의 조사결과가 다른 것은 1500달러를 보는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됐습니다.

IHS는 제조업체가 제품을 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GFK·NPD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집계합니다. 조사기준과 방법에 따라 1, 2위가 갈리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합니다.

정필재 산업부 기자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와 소니가 밀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고 평가합니다. 삼성전자가 선택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진영에도 중국 업체가 뛰어들며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이죠.

프리미엄 TV는 전자업체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사방식이 다르지만 어느 기관의 집계결과가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다. 단지 조사방식에 따라 업체 입장에서는 유불리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조사기관에 따라 30%포인트 이상이나 차이 나는 시장점유율을 두고 소비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정필재 산업부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