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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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학교현장의 혼란·반발 최소화” 내신절대평가 도입 연기 가닥

7월 2021학년도 개편안 등 발표 / 변별력 약화 우려… 신중론 고개
교육부가 2021학년도 고교 내신 성취평가(절대평가)제 도입을 연기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제로 바꾸는 것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같은 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 영역 절대평가화 방침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19일 “김상곤 장관 후보자는 최근 고교 내신 평가체제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등학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입시경쟁 완화 등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고교별 격차와 변별력 약화 등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동안 2021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전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해 내신성적 반영 방식까지 변경하면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 모두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으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중등학교 내신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정부의 대표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수능 전 영역을 절대평가화하고, 고교 내신도 완전한 절대평가제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지난달 한 강연회에서 “수능이 갖고 있는 부작용을 줄이는 게 필요한 시점이어서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수능의 절대평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그는 내신 절대평가제와 관련해선 “최소한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서 어느 정도 틀과 방안이 마련돼 현장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학과 입시 시장은 교육부가 내신 절대평가 도입 시기를 늦추기로 한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조효완 광운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성취평가 산정 방식과 범위, 현장 교사 연수 등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줄이는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부가 돈이 조금 덜 드는 쪽에 먼저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한 것 같다”며 “수능 무력화로 당분간 외고·자사고를 중심으로 한 내신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