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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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지금] ‘쓰레기산’ 붕괴 잇단 참사… 생계 잇던 삶마저 앗아가

[쓰레기로 몸살 앓는 지구촌] 스리랑카 등 매립지 사고 매년 되풀이 / 희생자 대부분 빈민층 어린이·여성
세계 각국이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지만, 산처럼 쌓인 쓰레기 매립지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면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은 콜롬보 인근 도시 미토타물라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사고가 났고, 어린이 5명도 이 사고로 희생됐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쓰레기 매립지는 지난 수년 동안 수도 콜롬보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로 이용됐지만, 인근 주민들은 건강상 이유로 쓰레기 매립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한달 앞선 지난 3월에는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에서 쓰레기 산이 붕괴해 최소 4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아디스아바바 외곽 코셰 쓰레기 매립지의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면서 인근 주택 30여채와 건물을 덮쳤다.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여성과 아이들이 이곳 매립지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생계를 유지해 오다 변을 당한 것이다. 에티오피아 최대 쓰레기 매립지인 이곳의 주택 대부분은 진흙과 나무막대로 지은 노후한 집이라서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세계 50대 쓰레기 매립지 폐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국제폐기물협회(ISWA)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은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매립 방식의 쓰레기 처리는 지양하고 재활용이나 재생산 등의 방식을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 초부터 길이가 무려 1㎞에 달하는 긴 띠 모양의 거대한 ‘쓰레기 섬’이 태국 남서부 타이만 일대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태국 연안을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 더미는 자연분해가 쉽지 않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병, 스티로폼 상자 등이 대부분인데, 태국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15만∼41만t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