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당시 미국에서 처음 도입했을 때 한반도 공중작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기대됐던 전투기가 있었다.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현 보잉)가 개발한 F-4 팬텀(Phantom)이다.
1958년 처음 비행한 F-4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 공군과 해군, 해병대에서 모두 사용된 공중전의 강자였다. 연료를 최대 7022L 적재해 3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했다. 먼 거리의 적기를 포착할 수 있는 레이더, 적외선 전방탐지장비, 고성능 폭탄투하장비와 AIM-7 중거리 공대공(空對空)미사일과 AIM-9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지상공격용 폭탄을 갖춰 공중전과 지상 폭격을 함께 수행했다. 전투기가 갖추어야 할 우수한 전투력과 기동성 등 모두 요소를 충족했던 F-4는 1987년까지 5200여대가 생산돼 미국, 독일, 일본, 이스라엘 등의 주력 전투기로 운용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지금도 일선에서 활동 중이다.
운용 40여년이 지난 F-4D는 2010년 퇴역했다. F-4E는 F-15K 60대가 도입된 후에도 일부 기체가 오차 범위가 1m에 불과한 AGM-142 팝아이(Popeye) 초정밀 장거리공대지(空對地)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돼 운용 중이다. 현재 F-4E 30여대를 운용 중인 공군은 F-35스텔스 전투기와 한국형전투기(KF-X) 등 대체 전력 도입이 가시화되는 2024년을 전후로 F-4E도 완전 퇴역시킬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