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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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셧더 마우스)' 박성현도 '엄마' 말에 울컥…"함께 고생~"

박성현이 US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승 인터뷰 때 '닥공'이라는 별명을 셧 마우스(shut your mouth and attack)라고 통역,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미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통해 LPGA데뷔 첫승을 신고한 박성현(24)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강심장이자 장타자이다.

그런 박성현도 '어머니'라는 말에 울컥, 금새라도 눈물을 쏟아낼뻔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 18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기가 막히게 홀컵에 바짝 붙여 이를 지켜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립박수까지 받은 박성현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 이번 대회 그분(샷 감각)이 오셨다, 지난해 실수도 좋은 약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상금 90만달러(한화 약 10억2000만원)을 차지한 박성현은 우승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다른 대회를 치르면서 우승 기회가 많았는데, US오픈에서 우승해 특히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샷 감각이 정말 좋았다. 4일 중 이틀 정도는 몰아치기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3·4라운드에 나와줘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넛 "지난해 경험(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덕분에 오늘의 우승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 어머니 이름 듣자 눈물이 글썽글썽

박성현은 어머니 이금자 씨 얘기에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승 확정 뒤 어머니를 끌어 안고 울었던 이유에 대해 "어머니가 제가 우승할 때 앞에 나서거나 하지 않는 분인데, 다가와서 '잘했다' 하시니 그때 우승 실감이 좀 났다"면서 "저와 함께 다니며 고생하시고 그런 모습이 겹쳐서 끌어안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 트럼프 기립박수 받은 18번홀 네번째 샷 "사실 머리속이 하얘졌다"

박성현은 18번홀 세번째 샷이 그린을 놓쳐 오버한 뒤 맞은 위기의 4번째 샷에 대해 "네 번째 샷을 남기고서 머릿속이 하얘지고 긴장을 많이 했는데 데이비드가 '항상 연습하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하라'고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캐디의 공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연습하던 대로 샷이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 닥공은 영어로 "셧 유어 마우스~"라고 통역해 웃음바다

박성현의 별명 '닥공(닥치고 공격)'이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

인터뷰 도중 통역이 닥공을 '저스트 셧 마우스 앤드 어택(shut your mouth and attack)'이라고 설명하자 장내엔 웃음이 터졌다.

박성현은 "제가 다른 여자 선수와는 달리 공격적인 편이라 그런 플레이를 보시고 좋은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다"고 자신도 만족한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jt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