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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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어느날 딸이 말했다…"엄마, 저는 남자예요"

딸은 어릴 때부터 인형이나 드레스 대신 남자아이 장난감과 E.T.가 그려진 티셔츠를 원했다. 나중에 커서 ‘좋은 소녀’가 될 거라고 하면 딸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동성친구 대신 남자아이와 놀기를 좋아했다.

그러던 딸이 어느날 말했다.

“엄마, 저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예요.”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에 사는 덱스터(6)는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한다. 전문용어로 ‘성(性) 불편증’이다. 자신의 성에 불편을 느끼고 반대의 성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덱스터의 원래 이름은 타리아였다. 정확히 어디서 덱스터라는 이름을 따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소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한 남자아이의 이름을 가져왔다는 말도 있다. 자기가 남자라고 덱스터가 선언한 건 1년 전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덱스터가 생후 18개월 무렵 촬영. 당시 덱스터의 이름은 타리아였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에 사는 덱스터(6)는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한다. 전문용어로 ‘성(性) 불편증’이다. 자신의 성에 불편을 느끼고 반대의 성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덱스터의 원래 이름은 타리아였다. 정확히 어디서 덱스터라는 이름을 따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소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한 남자아이의 이름을 가져왔다는 말도 있다.

자기가 남자라고 덱스터가 선언한 건 1년 전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자기가 여자로 태어났다는 점을 무척 불쾌하게 여겼다. 고통에 더욱 가까워 보였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매일 울었다. 엄마와 간 쇼핑몰에서 목걸이 장난감이나 드레스 등을 보면 기겁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보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을 더 좋아했다.

딸의 폭탄선언에도 엄마 미엔나(44)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딸의 말을 믿어줬다. 어쩌면 사춘기 전에 이런 문제가 생긴 걸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사춘기에 성 불편증을 딸이 호소했다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도 있었다. 현재 덱스터는 런던의 한 의료기관에서 성 상담을 받고 있다.

일시적인 감정일 수도 있는 딸의 말을 너무 믿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미엔나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남자이고 싶은 딸에게 생물학적 성을 강요하는 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엔나의 남편은 아내를 응원한다. 강압하지 않고, 딸의 주장을 들어주는 아내가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엔나가 어린 딸의 말에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던 것도 남편 덕분이다.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에 사는 덱스터(6·사진)는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한다. 전문용어로 ‘성(性) 불편증’이다. 자신의 성에 불편을 느끼고 반대의 성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덱스터의 원래 이름은 타리아였다. 정확히 어디서 덱스터라는 이름을 따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소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한 남자아이의 이름을 가져왔다는 말도 있다. 자기가 남자라고 덱스터가 선언한 건 1년 전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덱스터는 학교 측 배려로 남아용 옷을 입고 다니게 되었지만 “넌 남자야”라는 여자아이들의 비난과 “넌 여자잖아”라는 남자아이들의 조롱을 견뎌야 했다. 당연히 화장실도 못 들어갔다. 언제나 볼일을 집에서 해결했다.

담임교사 제안으로 성전환 관련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미엔나는 함께 TV를 보던 덱스터에게서 “엄마, 나는 왜 남자아이와 생식기가 달라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미안한 일이었다. 마치 자기가 죄를 지은 것처럼 느껴졌다. 덱스터는 언제쯤 남자아이와 같은 생식기를 가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미엔나는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도 갖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어”라고 답했다. 최대한 솔직히 말하고 격려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 판단했다.

덱스터를 상담 중인 의료기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한 생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힌다. 언젠가는 덱스터가 다시 타리아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엔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아이가 그렇게 쉽게 생각을 바꿀 거라고 보진 않는다.

미엔나는 다른 엄마들처럼 자기 아이가 즐겁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현재 자기 처지를 받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