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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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과 절연'… 보수 야권 진영 재편작업 탄력 주목

朴 탈당권유, 徐·崔 출당권유… 친박, 강력 반발 내홍 예고 / 황영철 “보수대통합 여건 마련 의미 있어” / 친박, 30일 최고위 표결서 부결 자신감… “9명 중에 5명 반대 땐 상황 달라질 것” / 이재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포용해야” / 윤리위 의결 불구 실제 제명 여부 불투명 / 통추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야합”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권유를 의결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탈당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된다. 윤리위는 또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권유도 의결했다.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의원의 징계안을 처리함에 따라 구체제와 단절을 하며 동시에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정희 대통령을 보고 자란 딸이라서 박 대통령의 반(半)만큼은 하지 않겠나 하던 보수우파의 기대와 환상도 버려야 할 때”라며 “이제 우리는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인적청산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답변하는 윤리위원장 자유한국당 정주택 중앙윤리위원장이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징계안을 처리하기 위한 윤리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등의 징계조치에 대해 “보수의 대통합과 새로운 발전을 위한 힘이 되는 큰 결단”이라고 긍정 평가하고 “이제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보수의 절망을 극복하고 보수 대통합을 이루어가라는 소중한 요구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최 의원과 친박 최고위원, 의원들은 당의 징계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징계를 ‘코미디’라고 규정짓고 “절대 승복하지 않으며 당을 떠나지도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징계조치는 정치적 패륜행위이며 배신행위”라고 비난하며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친박 최고위원들은 30일 예정된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등의 징계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보수는 포용을 해야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징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이 최고위원과 같은 생각이다. 정갑윤, 김진태, 박대출, 이장우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강행을 중단하라고 지도부에 촉구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전날 일부 친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박 전 대통령의 징계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먹혀들지 않았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북핵폐기 전술핵 재배치 천만인 서명운동 본부 국민서명패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리위가 서, 최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지만 의총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이들의 제명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도부가 서, 최 의원에 대한 제명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 당이 분당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바른정당 의원 9명 받으려다 이쪽에서 20∼30명을 잃을 수 있다. 홍 대표는 손익계산을 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당이 보수통합의 대전제인 박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날 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의 통합 추진도 “야합”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한국당 통추위원인 이철우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김성태 의원과 바른정당 통합파인 김용태, 황영철, 이종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의 통합 논의에 직격탄을 날리며 “문재인정부 견제를 위해선 보수통합이 유일한 방안”이라며 보수통합론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대표도 “양당의 통합은 보수우파, 진보좌파 양 진영과 영호남 지역에서 모두 배척받는 기형적인 정당이 될 것”이라며 “양당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통합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용호 선임기자,이우중 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