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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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지중해] 5000여명 태운 선상 호텔, 지중해의 낭만찾아 출발

이탈리아 제노아항을 출발해/7박8일간 지중해 서쪽을 항해/길이만 333m 13만t급 선박/오션크루즈보다 동선 짧아/4개국 문화 쉽게 접할 수 있어
크루즈는 규모 있는 최고급 시설과 다양한 쇼, 행사들로 여행객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망망대해 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는 선상에서의 사치도 누릴 수 있다.
지중해(地中海). 육지에 갇혀 있는 바다를 지칭하는 일반명사이지만 이보다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에 걸쳐 있는 바다의 고유명사로 더 익숙하다. 지브롤터해협부터 터키의 이스켄데룬만 해안까지 동서로 4000㎞, 남북으로 800㎞에 이르는 이 바다는 서구문명의 탄생지이자, 수많은 문명이 주도권을 놓고 격돌했던 인류역사의 주요 무대였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세 대륙에서 발달한 문명은 서로 교류하고 경쟁하면서 현대까지 이어져 왔다. 로마와 아테네, 이집트와 소아시아의 문명들이 지중해를 무대로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고, 또 몰락해 갔다. 중세를 지나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격돌하는 격전의 장이었으며,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도시국가들도 지중해를 기반으로 축적한 부로써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었다. 
이탈리아 밀라노 제노아항에서 대기하는 크루즈. 서부 지중해 크루즈에 사용하는 MSC스플렌디다호는 2009년 취항한 13만3500t급 선박으로 333.3m의 길이와 37.9m의 너비를 자랑한다.

지중해는 유럽 문명이 대양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한 대항해시대에 들어서 주요 무대를 내주었지만, 현대에 들어와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인류문화의 보고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더구나 지중해의 도시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듯이 다양한 문명이 각자의 특색을 지키면서도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적 감동을 선사해 준다.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는 도시들을 둘러보기에는 크루즈 여행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개인 취향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가능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 올라 있는 여행 가운데 크루즈 여행은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최고급 호텔에 묵는 편안함과 최상의 서비스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인생에 한번쯤 누리고 싶은 호사로 최적이지만 고급 여행이라는 생각에 이루기는 쉽지 않은 여행이기도 하다. 
서부 지중해 크루즈 MSC스플렌디다호 내부 모습. 최신 시설의 신규 선박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며 승객 3959명과 승무원 1100명이 18층의 데크에서 여정을 함께한다.

크루즈 여행은 호텔 시설이 스스로 움직이며 선박을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이다. 여행기간 동안 이동을 위해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수고 등을 고려한다면 고급 호텔과 함께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크루즈 여행은 편안함뿐만 아니라 비용 면에서도 매력적인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유유자적한 유람으로 인식돼 신혼여행이나 노년의 여행으로 선호됐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크루즈를 통해 자기 자신에게 주는 여유와 보상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행객들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루즈에는 강을 따라 여행하는 리버크루즈와 광대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오션크루즈가 있다. 리버크루즈는 강을 따라 여행하며 강 위에서 아름다운 마을들과 자연풍광, 웅장한 건축물들을 즐길 수 있다. 오션크루즈는 최고급 시설을 갖춘 선박을 타고 세계 각국 주요 도시를 큰 항구를 통해 여행하는 만큼 보다 많은 비용과 여행기간이 필요하다.

도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시내에 정박하는 리버크루즈는 세계적인 도시를 여유롭고 효율적으로 관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항구에 정박하는 오션크루즈는 시내 관광을 위한 별도의 이동이 필요하다.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일출. 크루즈는 규모 있는 최고급 시설과 다양한 쇼, 행사들로 여행객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망망대해 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는 선상에서의 사치도 누릴 수 있다.

오션크루즈는 규모 있는 최고급 시설과 다양한 쇼, 행사들로 여행객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망망대해 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는 선상에서의 사치도 누려볼 수 있다.

지중해 크루즈는 리버크루즈와 오션크루즈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다를 항해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지만 지중해의 특성상, 항해시간은 길지 않다. 선박의 규모와 시설은 오션크루즈에 가깝지만 짧은 시간에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리버크루즈의 장점을 모두 느낄 수 있다. 
관광지에서 내려다본 크루즈와 이탈리아 밀라노 제노아항 전경

지중해는 바다가 넓지 않지만 다양한 문화가 발달했던 만큼 둘러볼 곳이 많다. 모두 둘러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동부와 서부 등으로 나누어 크루즈 여행이 이뤄진다. 이번 여행은 이탈리아, 스페인, 튀니지, 몰타 등을 돌아보는 서부 지중해 크루즈 코스다. 이탈리아 제노아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튀니지 라굴레트, 몰타 발레타, 이탈리아의 시칠리와 메시나를 거쳐 로마 인근의 치비타베키아까지 7박8일의 비교적 짧은 여정이다.

이번에 이용하는 MSC크루즈는 세계 2위의 화물운송업체 MSC그룹의 사업부로 1988년 크루즈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선사다. 출발하는 기항지와 도착하는 기항지가 이탈리아여서 선박 내 분위기나 제공되는 음식은 이탈리아 분위기를 많이 띠고 있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스타일도 보이지만 전 세계 여행객이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를 배려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여행객이 대다수이며 다른 노선과 달리 캐주얼한 분위기의 선상생활을 느낄 수 있다.

서부 지중해 크루즈에 사용하는 MSC스플렌디다호는 2009년 취항한 13만3500t급 선박으로 333.3m의 길이와 37.9m의 너비를 자랑한다. 최신 시설의 신규 선박으로 세련된 디자인, 편안함, 서비스에서 혁신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승객 3959명과 승무원 1100명이 18층의 데크에서 여정을 함께한다.
선상 가이드와 함께 하는 시내 관광. 오션 크루즈는 시내 관광을 위해 별도의 이동이 필요하다.

크루즈를 타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는 직항으로 밀라노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었다. 해는 이미 기울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낯선 경험과 숨은 이야기, 아름다운 지중해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렌다. 영화 같은 로맨스가 저절로 일어날 것만 같은 지중해로 여행하기 위한 밀라노의 첫 밤이 깊어간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