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수식어들은 T-50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T-50은 국내에서 개발된 항공기이지만 우리 힘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1997~2006년 2조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항공기다. 일각에서는 국산 항공기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외국의 기술지원을 100% 소화해 응용하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갖춰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T-50은 국내 항공우주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T-50은 훈련기로서는 드물게 최고속도가 마하 1.5에 달하는 초음속 성능을 확보하고 있어 공격기로 개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최신 디지털 비행 시스템을 장착해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조종사 양성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T-50은 국내 항공우주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는 T-50을 곡예비행용으로 개조한 T-50B를 운용한다. T-50B는 국내는 물론 영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열린 에어쇼에 블랙이글스와 함께 참가,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T-50은 영공 수호와 국내 방위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군은 T-50·TA-50·T-50B·FA-50 130여대를 광주, 원주, 예천 등 주요 기지에 실전배치해 운용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 이라크에 64대가 수출됐으며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유력한 후보기종으로 거론된다. KAI는 T-50 개발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2030년대 실전배치될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