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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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오선생'을 기다리는 사람들

살을 에는 영하의 강추위 속 울산 강양항의 새벽 풍경. 이른 새벽 서울에서 출발해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진동호회원들이 해변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 장비를 설치한다. “해 곧 나오겠어~ 오늘은 오메가 볼라나?” 진사님들이 카메라를 통해 붉게 물들기 시작한 바다를 숨죽여 지켜본다. “오메가다 오메가~ 우와 오늘 일진 좋네. 잠 못 자고 새벽길 달려온 보람이 있어. 하하”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며 오메가(Ω) 형상을 만드는 해를 오메가 또는 오선생이라 부른다. 조상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메가 일출. 이걸 본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새벽 바닷바람을 몇 시간째 온몸으로 버텨내던 사진동호회원들이 숨죽여 장관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마 다들 새해 소원까지 빌었을 게다. 나도 뭔가 빌었던 거 같다.

울산=이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