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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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장독대는 어머니다

전남 강진군 군동마을. 추운 겨울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장독대 속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이 맛있게 익어간다. 차가운 날씨이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우리 어머니 같은 동네 아낙들이 장독대를 자식마냥 소중하게 쓸고 닦고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옛날에는 장독대가 위치한 자리가 좋고 장독의 모양이 번듯하고 가지런하면 그 집안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이사할 때도 장독대부터 제일 먼저 옮겨 놓았다 한다. 숙성의 시간이 지나면 귀한 자식들의 입으로, 또 소중한 누군가의 입으로 들어갈 우리네 음식이다. 가족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엄마의 마음을 장독대에서 본다. 장독대는 어머니다.

이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