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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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의 마술사' 치즈만 있으면…홈파티도 '치~~즈'

집에서 근사하게 치즈 즐기는 법 / 과일맛 나는 가벼운 와인엔 리코타 / 묵직한 와인엔 진한 고다치즈 추천 / 채소·고기·해산물 한입 크기로 잘라 라끌레뜨 치즈 녹여 찍어먹으면 별미 / 쫀득한 감말랭이엔 블루치즈가 ‘딱’
샌드위치에 빠지면 섭섭한 네모난 체다치즈, 따뜻한 피자 위에서 주욱 늘어나는 모짜렐라 치즈, 빵에 잼처럼 발라 먹는 크림치즈….

수년 전만 해도 대부분 한국인들은 이 정도가 치즈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와인을 마시며 치즈를 곁들여 먹고, 백화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구입해 요리를 하기도 한다.

요즘은 백화점마다 고급 수입 자연 치즈를 판매하는 코너가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치즈의 산지는 물론 종류도 다양해졌다.

유럽 자연 치즈를 수입해 유통하는 구르메 F&B가 전국 550개 국내 특급 호텔, 유명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등의 수입 치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수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생치즈인 모짜렐라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가 늘었다. 전년도 성장률 21%보다도 높았다. 특히 모짜렐라의 한 종류인 부라타 치즈는 100% 증가했다. 늘씬한 몸매로 유명한 한 여성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해 ‘아침으로 즐겨 먹는다’고 밝히면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업체는 분석했다.

그밖에 까망베르류, 리코타류도 각각 17%, 10%가량 늘어났고, 소포장된 치즈 제품도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18% 성장했다.

라끌레뜨 치즈 파티
최근 명절 선물로 와인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치즈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설과 추석 명절 치즈 선물세트 판매는 2016년 67%, 지난해 27% 늘었다.

치즈 판매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집에서 치즈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특히 각종 치즈가 담긴 선물세트를 받고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냉장고에 방치했다는 웃을 수 없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치즈를 즐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그냥 잘라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먹는 것이다.

집에 와인이 있다면 그에 어울리는 치즈를, 치즈가 있다면 어울리는 와인을 구입해 함께 즐기면 된다.

라이트하고 과일맛이 나는 와인에는 리코타와 같은 생치즈나 브리, 까망베르와 같이 숙성이 오래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의 연성 치즈가 어울린다. 묵직한 풀 보디 와인은 오랜 시간 숙성시켜 복합적이고 진한 맛을 내는 치즈(고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등)가 어울린다. 짠맛이 강한 푸른곰팡이 치즈(고르곤졸라, 스틸턴)는 달콤한 맛의 와인과 함께 먹으면 단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오크통에서 숙성한 향기 좋은 와인은 부드러운 맛과 견과류 향이 있는 치즈와 잘 어울린다.

프랑스에서는 와인과 치즈의 생산지가 같거나 가까운 지역의 것으로 고르는 페어링법이 일반적이다.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한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을 같은 지역에서 생산한 에푸와스 치즈와 매칭하는 식이다.

치즈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살짝 요리해 먹는 것도 색다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치즈를 생으로 먹기보다 요리해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

추운 겨울 불에 쬐어 녹여 먹는 스위스 치즈 라끌레뜨는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근사한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다. 치즈와 그릴팬을 준비하고 채소, 고기, 해산물 등 재료를 취향껏 준비하면 된다. 재료는 한입 크기로 잘라 익히고 라끌레뜨 치즈를 녹여 그 위에 부어내면 끝이다.

여러 사람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을 수 있고, 상차림 후 남은 각종 식재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명절 음식으로도 손색없다.

감말랭이 블루 치즈
감말랭이 블루치즈는 간단한 간식으로 좋다. 쫀득하고 달콤한 감말랭이에 호두와 블루치즈를 작은 큐브 크기로 썰어 올리면 끝. 기호에 따라 꿀을 살짝 뿌려도 된다.

휴게소 간식인 알감자 구이도 치즈가 더해지면 근사한 요리가 된다. 베이컨을 바짝 구워 알감자 구이에 올리고 단단한 그뤼에르 치즈를 강판에 갈아 뿌려주면 된다. 치즈를 녹여 먹고 싶다면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는다. 조리법은 간단하면서도 근사한 파티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치즈 요리의 장점이다.

구르메 F&B 코리아 정은정 과장은 “최근 홈다이닝, 홈카페와 같이 레스토랑, 카페에서 즐기던 외식 메뉴를 집에서 재현하는, 홈쿡족이 늘어남에 따라 외식 메뉴에 즐겨 사용되던 고급 치즈, 버터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꽃과 함께 예쁘게 차려 올리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 이번 설 연휴 파티 다이닝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사진= 구르메F&B·게티이미지스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