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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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오대산 섶다리 위 어느 부부의 동행

강원도 원주시 오대산 등산로엔 계곡을 가로지르는 섶다리가 있다. 입춘이 코앞이지만 아직은 바람도 매섭고 눈도 아리다. 여전히 한겨울인 오대산을 찾은 부부가 마침 이 다리를 지나고 있다. 손을 꼭 잡고 정겹게 산에 오르는 모습이 하얀 눈세상 오대산에서 더욱 눈에 띈다. 이 생애 우연 중 우연으로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꾸리는 우리의 삶도 이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힘들고 지난한 길이지만 서로 도와주며 천천히 산을 올라야 한다. 함께 말이다. 새해가 밝은 지도 한 달이나 지났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다툼은 여전하다. 서로의 생각들이 조금은 아니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등산길을 손잡고 동행하는 저 부부처럼 조금씩 양보하고 함께 한발 한발 나아간다면 위기는 곧 화합과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원주=이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