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설 명절을 맞아 국민 11명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남북정상회담이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것뿐 아니라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북·미 대화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 대화도 진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문 대통령 방북 초청 이후 정치권 등에선 남북공동선언 기념일인 6월 15일, 또는 광복절인 8월 15일을 남북정상회담 디 데이(D day)로 거론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북측 대표단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답한 그대로 문 대통령 평양행에는 선결 과제가 쌓여 있다.
특히 북·미 대화가 최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최근 한반도 평화 관련 메시지도 북·미 대화 유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15일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등 평창동계올림픽 정상외교 무대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통해 조성된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도록 도와 달라”고 국제사회에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접촉에 대해선 아직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한·미 정상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도 이 문제에 대해선 잠잠하다. 미국 외교·안보라인에선 북·미 대화에 대해 상충되는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아직 대북정책 조율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한국 선수 금메달 ‘환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최민정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다만 북·미가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탐색대화’, 즉 ‘대화를 위한 대화’만 시작해도 대북특사 파견 등 남북정상회담 역시 상당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단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간 탐색대화를 이끌어내고 남북정상회담 등을 거쳐 본격적인 북·미 간 비핵화 대화로 나아가는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직접 취업준비생, 보건의 등 국민 11명을 전화로 격려하고 중국 국민에게도 설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평창을 방문,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하며 우리나라 선수를 응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