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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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주목받는 '태움' 뜻은? '영혼까지 태울 정도로…'



대형병원 간호사의 부조리 문화인 '태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 박모(27, 여)씨가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박씨가 자신의 자택이 아닌 곳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9월에 해당 병원에 입사해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신입 간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간호사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태움'이란 들들 볶다 못해 영혼까지 태울 정도로 괴롭힌다는 의미의 속어로 선배간호사가 신임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것을 가리킨다.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 간호사의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최근 간호사조직의 이같은 문화가 괴롭힘의 수단이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씨가 근무했던 병원 관계자는 "(박씨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중 실수를 해 걱정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병원)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경찰 수사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 휴대전화에 남겨진 메모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가족과 남자친구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라며 "병원 관계자도 곧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사진=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