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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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85% 할인해도 남는 장사였네

 

 A백화점은 지난해말 ‘와인 창고 방출전’을 열어 다양한 와인을 최대 85% 저렴하게 판매했다. 이 행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1년에 딱 두 번만 진행된다. 5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한 세일에선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부터 독특한 개성을 지닌 월드 프리미엄 와인까지 판매했다.

 B와인 수입업체도 작년말 ‘창고 대방출 패밀리 세일’을 진행했다. 품목별로 최대 할인율은 80%였다. 

패밀리세일에서는 구매 금액대에 따라 슈피겔라우 와인잔, 휴대폰 스마트링, 텀블러 등 다양한 증정품 이벤트를 포함해 베스트 셀링 와인 특가 할인, 최고급 와인 선착순 한정 줄서기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매년 연말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와인수입업체 등에서 ‘와인 대방출’ 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율은 품목별 최대 85∼90%로 와인 마니아들을 열광케 한다. 할인율이 높은 내막을 들여다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수입 와인의 판매가격이 수입가격보다 최대 11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수입 와인의 평균 수입가와 국내 판매가격의 차이를 살펴봤더니 레드와인은 평균 11.4배, 화이트와인은 평균 9.8배였다고 19일 밝혔다.

다른 수입 가공식품인 생수의 수입가격과 판매가격 차이가 6.6배, 맥주가 6.5배 등인 것과 비교하면 수입 와인의 가격차가 훨씬 컸다.

소비자원은 "수입 와인의 수입가격보다 국내 판매가격이 높은 이유는 세금 외에도 운송·보관료, 임대료·수수료, 판매촉진비, 유통마진 등의 유통비용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수입 와인 가격만족도도 낮았다.

소비자원이 수입 와인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소비자 1000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7점 만점에 가격만족도가 4.69점으로 가장 낮았다.

선택 다양성 만족도가 5.26점으로 가장 높았고 품질 만족도는 4.71점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로 소비되는 수입 와인 원산지가 기존 칠레·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에서 호주·스페인으로 확대됐고, 와인 종류나 포장 용기도 다양해졌다.

소비자원은 "중소수입사들의 시장 참여 확대 등 가격경쟁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관계 부처에 관련 내용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 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