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회장은 20일 오후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계 인사들을 초청해 비공개 만찬 행사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록히드마틴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로 연간 10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보잉 회장의 이례적인 방한은 우리 군이 추진 중인 무기도입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군 당국은 약 2조원을 들여 해상초계기를 외국에서 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보잉은 B737 여객기에 해상 정찰 시스템과 무장 등을 장착한 P-8A 해상초계기를 제안하면서 수주 활동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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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산업계도 맞불을 놓으며 한국 시장 진출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는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웨딩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군의 해상초계기 사업에 자사의 소드피시(Swordfish) 해상초계기를 제안했다.
로버트 휴슨 사브 아시아태평양 담당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사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잠수함과 해상초계기를 함께 개발·생산하는 업체로서 해상초계기가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한국군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드피시는 실체가 없는 비행기’라는 지적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문한 글로벌아이 조기경보통제기 시스템의 70%를 그대로 쓰고 나머지는 검증된 대(對)잠수함 장비를 탑재할 것”이라며 “어뢰 6기와 첨단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및 임무컴퓨터 시스템, 소노부이(음파탐지부표) 200여개를 장착한 채 최대 11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 해상초계기 사업 방식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진행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