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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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넓은 동체, 상·하차 용이… 군사작전의 ‘감초’

<26> 공군 지원기 / ③ C-130 수송기 / 총 2400여대 팔려 ‘베스트셀러’… 극지·사막 등 모든 지역서 활약
뭉툭한 기체 외형과 투박한 직선 모양 날개,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4개의 프로펠러….

스텔스 전투기 F-22, F-35처럼 독특하고 멋진 모습을 갖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약방의 감초처럼 군사작전에 꼭 참가하는 항공기가 있다. 바로 C-130 수송기다.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C-130 수송기는 1957년 미국 공군에 처음 실전 배치된 이래 2400여대가 판매돼 서방 세계 수송기 중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C-130은 현대 수송기의 표준을 확립한 항공기로 평가받는다. 비행 안정성이 높은 직선형 날개와 부피가 큰 화물도 쉽게 실을 수 있는 넓은 동체, 화물 상·하차를 용이하게 해주는 동체 뒷부분의 출입구, 동체 하부에 설치된 짧은 랜딩기어 등 수송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이 C-130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덕분에 별도의 장비 없이도 화물 상·하차와 공중투하, 특수전부대 공수 강하를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비포장도로나 빙판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극지에서부터 열대 사막에 이르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활동이 가능하다. 
C-130은 대(對)테러작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1976년 7월 4일 이스라엘 특공대는 C-130 4대를 타고 우간다 엔테베 국제공항에 침투해 에어프랑스 여객기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와 우간다군을 제압하고 인질 103명을 구출했다. 이 작전에서 C-130은 20m 이하의 초저공비행으로 이스라엘에서 4000㎞ 이상 떨어진 우간다까지 특공대원들을 무사히 이동시켜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첫 실전 배치 이래 50여년 동안 사용된 C-130은 기술 발달과 전장 환경 변화에 맞춰 여러 차례 개량이 진행돼 엔진 출력 등을 강화한 C-130H로 발전했다. 이후 첨단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C-130J도 등장했다. 특수전부대 침투작전을 지원하는 MC-130, 40㎜ 기관포와 105㎜포를 탑재한 특수전 화력지원용 AC-130, 비행 중인 항공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KC-130, 전자전을 담당하는 EC-130, 기상관측용 WC-130 등 현대 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이 추가된 C-130도 미국 공군과 해병대를 중심으로 운용 중이다.

우리 공군은 1988~1990년 C-130H 12대를 도입했다. 공군에 배치된 C-130H는 1991년 걸프전 파병, 1993년 소말리아 유엔평화유지군(PKO) 파병, 1999년 동티모르 유엔평화유지군 파병, 2003년 이라크 파병 등 우리 군의 해외파병을 지원했다. 재해재난 구호와 항공의무후송 등의 임무도 수행했다. 2010년 C-130H보다 성능이 향상된 C-130J 4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2014년 6월 공군에 4대가 실전 배치된 C-130J는 신형 엔진을 장착해 항속거리가 늘어났으며, 최신 전자 장비를 탑재해 승무원이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공군은 C-130H 중 4대를 특수임무여단용으로 개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개량작업이 완료될 특수임무여단용 C-130H는 지형 추적 및 회피 레이더를 장착해 악천후에서도 고도 75m 이하로 낮게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적의 열추적 미사일을 무력화할 적외선 방해장비(DIRCM)도 장착된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