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1000만 예약’ 어벤져스3, 스크린 독과점 논란 점화

개봉 첫날 전국 점유율 73% 달해
신기록 행진을 시작한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어벤져스3·사진)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3’는 개봉일인 25일 관객 98만80명을 불러 모았다. 종전 오프닝 스코어 1위였던 군함도의 기록(97만2161명)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어벤져스3’는 역대 국내 개봉작 중 처음으로 사전 예매 100만장을 돌파해 마블에 대한 한국팬들의 충성심을 증명했다.

‘어벤져스3’가 세운 신기록은 또 있다. 스크린 점유율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어벤져스3’는 개봉 첫날 전국 스크린 2461개를 확보했다. 상영 횟수는 1만1430회로 점유율 72.8에 달했다. 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스크린 대부분을 싹쓸이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개봉한 ‘군함도’는 개봉 당일 스크린 2027개를 차지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일었고 이는 흥행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때의 스크린 수를 훨씬 웃도는 ‘어벤져스3’에 대한 독과점 비판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관객은 물론 언론까지 외화의 스크린 독과점에는 더 관대한 것 같다”며 “멀티플렉스는 자연히 다른 영화 상영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어벤져스3’와 같은 날 개봉한 ‘당갈’과 ‘살인소설’, 지난주 개봉한 ‘나를 기억해’ 등은 상영하는 극장이 많지 않은 데다 제한된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다.

극장 사업자들은 사전 예매율을 근거로 스크린을 확보하기 때문에 ‘어벤져스3’의 스크린 싹쓸이는 ‘관객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일찌감치 1000만 관객을 예약한 ‘어벤져스3’의 개봉은 관객 감소에 울상 짓던 극장가에 큰 호재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세 멀티플렉스는 ‘대목’을 앞두고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인상했다.

‘어벤져스3’는 마블 스튜디오의 10주년 기념작이자 19번째 히어로무비다. 국내에서는 1편이 707만명, 2편이 1045만명을 불러 모으며 흥행했다.

이번 시리즈에는 지금까지 마블 영화에 등장했던 히어로 23명이 떼로 등장해 인피니티 스톤을 차지한 뒤 우주 생명체의 반을 몰살하려는 악당 타노스와 싸운다.

한화로 1조원에 달하는 제작비의 위엄을 러닝타임 내내 확인할 수 있다. 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이른바 ‘마블식 유머’는 등장인물의 수만큼이나 다채롭다. 하지만 히어로들의 관계와 과거에 대한 설명이 상당 부분 생략돼 있어 ‘예습’이 부족한 관객이라면 149분의 러닝타임을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