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기 서울구로어린이국제영화제 이사장이 4일 인터뷰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어린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영화제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존 영화제 지원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한푼도 지원해주지 않는 게 아쉽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영화제 준비로 바쁜 서울구로어린이국제영화제 김한기(72) 이사장을 4일 구로문화회관 1층 영화제 사무국에서 만났다. 김 이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제 설명에 열을 올렸다. “개막작은 프랑스 출신 알렉산더 모롯 감독이 연출한 ‘몬테소리 어린이 교육’입니다. 영화제 피날레는 진광교 감독이 연출한 국내작 ‘내게 남은 사랑을’이지요. 무뚝뚝한 가장과 그의 가족이 하나 되는 과정을 그린 감동드라마입니다”
어린이영화제라 영화 꿈나무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당연히 많다. “초·중학생이 직접 연출제작한 작품도 30여편 출품됐어요. 이들 작품은 어린이 심사위원단 200여명이 심사해 시상합니다. ‘나도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주제의 워크숍에는 1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영화제 사무국 활동은 영화제 기간에만 반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 꿈나무를 키우는 본연의 일은 연중 진행된다는 것이다. 영화관 등 문화시설이 없는 농어촌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 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다. 2015년 봄에는 전남 영암 지역 초등학교에서 ‘스마트폰 영화학교’를 운영해 호응을 얻자 작년 영화제 기간에는 전남 신안, 강원 정선, 경북 봉화지역 어린이 100여명을 서울로 초청했다.
“처음엔 고사했지만 며칠 후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국민의 가장 사랑받는 문화 장르인 영화일을 나이 들어 할 수 있다는 설렘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에 ‘인생 2막’을 투자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
이사장 자리를 맡은 후에는 영화계 인사와 교류를 트고 국내외 각종 영화제에 얼굴을 내밀면서 영화에 대한 식견을 넓혔다. 지금은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 중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