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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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음악도 시대와 소비자 흐름 맞춰 변화해야”

인디계 성지 ‘롤링홀’ 김천성 대표 / “트렌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 / 자신의 틀 안주 말고 음악적 성장 필요”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의 수준에 맞는 높은 수준의 음악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 결과 한국 록은 외면받게 됐고요. 음악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바뀌어야 해요.”
서울 홍대 앞 라이브 클럽 ‘롤링홀’의 김천성(사진) 대표는 한국 록이 살아날 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롤링홀’은 1995년 서울 신촌에서 ‘롤링스톤즈’란 이름으로 문을 열고 시작, 2004년 서울 서교동으로 이전했다. 국내 인디계를 상징하는 공연장이자 성지로, 홍대 최초의 라이브 전문 소극장 중 한 곳이다. ‘롤링홀’을 23년간 운영한 김 대표는 현장에서 한국 인디 음악계의 변천사를 모두 겪은 셈이다.

“1990년대 중반 시작된 인디시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습니다. 주류시장의 상당 부분을 인디음악이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심각해요. 록 가수라고 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없어요. 이곳도 어쿠스틱이 대세이다 보니 록 밴드를 하려는 뮤지션이 적어요. 록은 1990년대부터 2004년까지만 전성기였습니다.”

김 대표는 록 인기 하락이 전 세계 트렌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핑계로 안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트렌드는 록이 아닙니다. 하지만 트렌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케이팝이 지금처럼 인기를 끌 줄 누가 알았습니까. 자신들이 만든 테두리 안에서 안주하는 록 가수들이 많습니다. 록 가수들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 록의 미래를 위해서는 음악적 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SNS 등의 활용을 제안했다.

“한국 록의 위기는 결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국내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해외 가수들과 경쟁해야 해요. 이미 해외 가수들은 수준 높은 음악과 공연을 팬들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한국 록 가수들도 음악적 성장을 해야 해요. 그리고 지금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홍보 채널이 많습니다. 후배 가수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방법도 있죠. 이러한 것들을 모두 활용할 줄 알아야 해요.”

한편 롤링홀은 지난 23년을 그랬듯 앞으로도 록을 포함한 인디 음악 발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