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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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럼프-NYT, 6.12 싱가포르 북·미 회담 오보 공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뉴욕 타임스(NYT)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관련된 보도로 다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미 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열리기 어렵게 됐다는 NYT의 보도를 ‘오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망해가는 뉴욕 타임스는 존재하지도 않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만약 회담이 다시 살아나더라도 6월 12일 개최하기에는 시간과 준비가 부족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면서 “또 틀렸다”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출처가 아닌 진짜 사람들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NYT는 이날 즉각 반박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우리가 조작된 기사를 쓴 것처럼 잘못된 말을 했다”면서 백악관의 고위 관리가 실제로 많은 기자에게 브리핑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AP 통신과 NYT 등 다른 언론사도 백악관의 고위 관리가 브리핑 룸에 있던 약 50여 명의 기자와 전화 콘퍼런스를 통해 참여한 약 200명의 기자에게 브리핑한 사실을 밝혔다. 

백악관의 이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실무 수준에서 카운터파트와 나눠야 할 대화가 어느 정도 필요한데 6월 12일이 10분 정도 걸릴 정도로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는 그의 이런 발언을 근거로 6.12 싱가포르 회담이 당초 계획대로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반박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고위 참모가 브리핑한 사실을 단순히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진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백악관은 고위 당국자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할 때 소위 ‘백그라운드 브리핑’이라는 형식을 빌려 브리핑한 당국자의 이름과 직책을 밝히지 않은 채 보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업으로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뉴욕 타임스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그는 NYT를 언급할 때는 항상 ‘망해가는’이라는 등의 수식어를 붙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정책 방향을 놓고 균열을 드러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발끈했다. 트럼프는 또 다른 트위터 글을 통해 “트럼프 정부 내에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의견 차이는 ‘제로’이고, 만약 이견이 있더라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망가지고 부패한 NYT가 처음부터 나에 대해 험담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