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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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할인공세 꺾을 '가성비 갑' 신차는 나!

업체들 가격 낮춘 新모델 잇단 출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가격 인상을 계속 제한할 것입니다.”

데일 설리번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지난 23일 쉐보레 브랜드 신형 ‘스파크’ 출시 행사에서 자사 가격 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구조조정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가성비’를 판매 전략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최근 신차가 쏟아지는 데다 수입차가 파격적인 할인으로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는 이처럼 가격경쟁력 확보에 애쓰고 있다. 수입차는 올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올해 1~4월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이렇게 시장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인 가격 경쟁이 불붙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최근 새로 출시한 ‘더 뉴 스파크’는 이전 모델보다 편의·안전사양을 더 늘렸지만 시장 가격은 오히려 20만원 더 낮게 책정됐다. 더 뉴 스파크는 한국GM이 주도해 개발한 GM 글로벌 경차 ‘더 넥스트 스파크’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쉐보레 ‘더 뉴 스파크’
더 뉴 스파크의 가격(수동변속기 기준) △LS 베이직 979만원 △LS 1057만원 △LT 1175만원 △프리미어 1290만원 △승용밴 베이직 972만원 △승용밴 1015만원이다. 스톱 앤드 스타트 시스템,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 시티 모드 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된 C-테크 변속기 모델은 트림별로 180만원이 추가된다.

한국GM이 이번 신형 스파크 이후에 내놓을 신차도 가성비 면에서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GM은 최근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총 15개 신차(부분변경 모델 포함)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장 신형 스파트 다음 주자는 중형 SUV ‘이쿼녹스’가 다음달 7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국내 최초 공개 예정이다. 이쿼녹스는 글로벌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인 만큼 한국GM의 국내 내수 실적을 견인할 신차로 업계 안팎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GM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공언한 만큼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으로 매겨질 개연성이 크다. 이쿼녹스의 미국 판매가격은 최저 2만5695달러(약 2880만원)에서 최고 3만4595달러(약 3750만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국내 출시한 소형차 ‘클리오(CLIO)’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하고 있다. 프랑스 현지 동일 트림(등급)·사양 대비 1000만원가량 낮게 가격이 책정됐다는 게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클리오는 국내에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젠(ZEN) 트림 1990만원, 인텐스(INTENS) 트림 2320만원이다.

소형차답게 연비도 눈길을 끈다. 특히 ‘연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QM3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데다 QM3보다 가벼운 차체와 낮은 포지션 덕에 새로운 연비 끝판왕에 오를 것이라는 게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클리오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L당 17.7㎞다.

클리오는 유럽 소형차(B세그먼트급)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1990년 출시 이후 현재 4세대 모델까지 진화하는 동안 1400만대가 팔렸다.

수입차의 할인 경쟁으로 국내 판매 실적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받는 기아자동차의 중형 세단 모델 ‘스팅어’도 최근 2019년형 모델을 새로 내놓으면서 가격경쟁력에 신경을 썼다. 스팅어는 지난해 말부터 월 판매량이 500대를 밑돌고 있다.

기아자동차 2019년형 ‘스팅어’
기아차는 이번에 디자인 강화, 고급 사양 운영 확대 등으로 2019년형 스팅어의 상품 가치를 크게 높였지만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2019년형 스팅어 가격은 △2.0T 모델 3570만~3840만원 △2.2디젤 모델 3790만~4090만원 △3.3T 모델 503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아차 측은 “선택 사양의 구성과 가격을 조정해 전체적으로 선택 사양의 가격 부담을 최소화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스팅어에 적용되는 높은 상품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