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공부가 술술] 국·영·수 편식은 “이제 그만”… 미래 통합 인재 키운다

다시 보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고교과정 한국사 등 7개 공통과목 둬 / 문·이과 상관없이 사회·과학 고루 공부 / 국·영·수 교과 비중 50% 안 넘도록 해 / 선택과목 세분화 진로 맞춤형 심화학습 / 초·중 프로그래밍 등 SW 교과 의무화 / 4차 산업 혁명 대비 창의 융복합 교육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증강현실, 블록체인.’

예전에는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정보통신과 과학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전반에 스며들었다. 2020년 이후에는 지식기반 산업의 등장으로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미래 사회에 대비해 새로운 인재상을 정립하고 이를 교육현장에서 적극 실현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우리 교육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를 육성하고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그동안 과도한 학습량, 단편적 지식 및 암기중심 교육 등 ‘넓게 많이 알게 하는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학습과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데 어려움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부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 학생들의 ‘지식 편식’을 막고 창의적 융합 인재를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대폭 전환했다. 이 같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사항들을 짚어봤다.

◆문·이과 장벽 허문 ‘통합사회·통합과학’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다. 문·이과 장벽을 낮추고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공통과목’을 신설했다. 문·이과로 나뉘어 지나치게 특정 계열에 ‘편식’하던 교육에서 탈피해 균형 잡힌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공통과목은 국어와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등 7개 과목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으로 문·이과에 관계없이 사회, 과학에 대한 통합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또 중학교 때까지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복잡한 고차원적 원리 설명이 필요 없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모든 고등학교 사회, 과학 교사들이 자신의 전공 구분 없이 자유롭게 지도가 가능하다.

통합사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회과목의 기본 개념과 탐구방법을 바탕으로 지리와 일반사회(정치, 경제, 법 등) 윤리, 역사의 기본적 내용을 배운다. 구체적으로는 행복과 자연환경, 생활공간, 인권, 시장, 정의, 문화, 세계화, 지속가능한 삶 등 융합적인 대주제를 선정하고 사회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현상에 대한 종합적 이해 및 사회적 갈등 해결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토의 및 토론학습, 프로젝트 학습, 탐구 학습 등 학생 참여 중심의 다양한 수업을 마련했다.

통합과학 역시 중학교까지 학습한 과학의 기본 개념과 탐구방법을 바탕으로 자연현상과 인간의 관계, 과학기술 발달 및 미래 생활 예측과 적응, 사회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 능력 등 미래 사회에 필요한 과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의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 등 자연현상에 대한 4가지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융복합적 사고력 신장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국·영·수 ‘편식’ 그만… 진로와 적성에 맞춰 과목 선택 가능

그동안 학생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에 편중된 교육환경 탓에 다른 과목을 둘러볼 여력이 없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기초교과(국어, 영어, 수학)의 이수단위를 교과 총 이수단위(180단위)의 50%를 넘지 않도록 개선했다.

또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선택과목을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으로 세분화했다. 일반선택과목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필요한 교과별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이다. 고전읽기와 경제수학, 영미문학 읽기, 과학사 등이 포함된 진로선택과목은 교과 융합학습과 진로 안내학습, 교과별 심화학습, 실생활 체험학습 등이 가능한 과목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심화된 학습이나 과목 선택이 가능하도록 진로선택과목 중에서 최소 3개 과목 이상 이수하는 지침도 마련했다.

◆초·중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 증진을 위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했다. 교육과정은 컴퓨터를 이용한 자료·정보의 수집 및 분석, 문제해결 절차 설계를 위한 컴퓨팅 사고력 함양, SW 기초 소양 함양 및 설계 체험 등의 내용으로 이뤄진다.

초등학교의 경우 실과교과의 기초소양 교육으로 개편해 내년부터 5, 6학년 학생들이 17시간 내외로 수업을 듣게 된다. 정보윤리와 컴퓨터 없이 알고리즘(문제해결 절차도) 체험하기, 간단한 프로그래밍 체험 등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교 역시 기존 선택과목이던 정보과목을 ‘과학·기술·가정·정보’ 교과군으로 조정하고,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인지적 측면과 의사소통능력, 공동체 의식 등 정의적 측면을 동시에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 정보사회의 구성원으로 정보윤리의식을 함양하고, SW 저작권에 대한 이해, 정보기술의 올바른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