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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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1년… 발전 공기업 실적 ‘희비’

원전 비중 큰 한수원, 1분기 매출 26% ↓ / 5개 화력발전사 매출은 일제히 증가
새 정부의 ‘탈(脫)원전’ 에너지 정책이 시행된 지난 1년간 발전 공기업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원자력 발전보다 상대적으로 발전 단가가 비싼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량이 늘어난 탓에 한국전력이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전기료 현실화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전 및 발전 공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원전 비중이 큰 한국수력원자력의 타격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의 매출은 1조98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2% 줄었고, 영업이익은 75.2% 감소한 1835억원에 그쳤다.

발전 공기업 가운데 1년 전보다 매출이 줄어든 곳은 한수원이 유일했다. 최근 원전 이용률이 큰 폭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12월 62.3%에서 올해 1월 58.6%에 이어 2월에는 56.1%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석탄과 천연가스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5개 화력발전 공기업들은 일제히 매출액이 늘었다. 이들 공기업이 1분기에 생산한 발전량 합계는 7만6311GWh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다만 국제 석탄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영업이익은 5곳 가운데 4곳이 줄었다. 발전 공기업 중 유일하게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연료 덕분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1년 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이들 발전 자회사로부터 대부분의 전기를 구매하는 한전은 작년 4분기에 이어 1분기에 또다시 영업손실(1276억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에 무려 1조46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900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올 1분기 2505억원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과 발전 공기업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 정부로서도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누진제 도입과 LNG 세금 체계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