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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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김정은, 트럼프와 회담 간절히 원해"

외신 반응 / 中 언론, 중국 역할론 축소 가능성에 민감
2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관련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 국가의 언론은 긴급 회동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미 언론은 남북한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 복원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긴급 회동은 양국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 복원을 위해 얼마나 급박하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긴급 회동을 먼저 제안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역할론 축소 가능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브리핑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지역 회동을 먼저 전하고 평양 특파원을 통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전날 정상회담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화통신도 긴급 타전을 통해 “김 위원장이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은 전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협상 주도권이 다시 한국과 북한, 미국 등 3자에 쏠리는 상황이 연출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이 공개적인 친북 행보를 보이기 쉽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역할을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지난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한반도 안전 상황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 언론도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NHK는 청와대 춘추관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문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동시통역으로 생중계했다. 교도통신도 속보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중단 통보에 동요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는 한국과 북·미 대화 중단에 대한 위기감에서 일치해 이례적으로 다시 회담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베이징·도쿄=박종현·이우승·우상규 특파원